▷당시 1페니가 현재 가치로 얼마쯤 되는지는 따지기 어렵지만 저렴한 가격이었음이 틀림없다. 요즘으로 치면 유로 통화권에서는 1유로, 달러권에서는 1달러, 한국에서는 1000원 정도였을 것이다. 현재 유럽에서 커피 값은 18세기의 1페니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파리의 카페에서 프랑스인이 즐겨 마시는 에스프레소의 한 잔 가격은 1유로에서 1.5유로 정도다. 반면 서울의 커피전문점에서 대체로 가장 싸다는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은 3500∼4000원이다. 카페라테만 돼도 4500원 안팎이다. 프랑스보다 2∼3배 비싸다.
▷관세청이 최근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의 원두 수입원가가 123원(세전 기준) 정도라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 판매가격이 3500∼4000원이니까 원두 수입원가의 30배 안팎이다. 커피전문점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한국에서 한 끼 밥값은 5000∼7000원이다. 서구에서는 보통 밥값이 커피 값보다 10배 정도 비싸다. 외국인의 눈에 한국은 커피 값이 밥값을 거의 따라잡고 있는 이상한 나라로 비친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