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수능 연습 기회 박탈” 반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해 9월 “연 4회 치르는 시도교육청 주관의 학력평가를 고3은 현행대로 하고 1, 2학년은 자율적으로 2회 또는 4회 실시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고 1, 2학년은 지나친 학력 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학력평가를 연 2회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력평가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형태의 시험이다.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과학탐구 등 네 가지 영역을 치르고 성적을 9등급으로 나눈다. 수능 응시인원과 큰 차이가 없어 학생이 수능에 적응하고 자기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진보교육감들은 취임 이후 전국단위 평가에 제동을 걸었다. 8일 이뤄진 초등학교 3∼5학년과 중학교 1, 2학년 대상의 교과학습 진단평가와 지난해 12월 중학교 1, 2학년 학력평가도 실시하지 않거나 학교 자율에 맡겼다.
이에 대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고2 아들을 둔 학부모 박모 씨(47·여)는 “내년 수능을 앞두고 있어 연습을 많이 해보면 좋겠는데 학력 경쟁 때문에 고 1, 2는 안 본다는 게 진정 학생을 위한 건지 모르겠다”며 “교육감의 이념 때문에 우리 아이만 손해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A고 교사는 “지난해 곽 교육감이 교내 사설 모의고사도 금지해 학력평가가 아니면 학교에서 수능을 연습해볼 기회가 없다.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볼 수 있는 학생은 문제가 없겠지만, 그럴 여력이 없는 학생들에겐 오히려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