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위험수위… 인터넷 붕괴 경고등
《‘미래인터넷(Future Internet)’ 연구가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은 1969년 생겨날 당시 제자리에 ‘고정된’ 컴퓨터로 ‘소수의’ ‘믿을 수 있는’ 전문가 사이의 통신을 위해 설계됐다. 모바일, 동영상, 사용자 증가, 보안 등을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져 구조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학자들은 현재 인터넷에 대해 “댐에 물이 차오르는 위기상황”으로 진단하고 새로운 인터넷을 설계하고 있다. 또 한 번의 정보 혁명을 이끌 미래인터넷을 소개하고, 융합 연구의 중요성과 우리나라의 연구 현황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인터넷 붕괴, 쓰나미처럼 올 수도”
가상이지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인터넷 붕괴 상황이다. 실제로 인터넷은 위기다. 사용자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인터넷 구조는 나날이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약 16억 명인 인터넷 이용자는 5∼10년 내 세 배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열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미래인터넷팀 선임연구원은 “인터넷망을 쓰는 스마트폰, 센서, 무선정보인식장치(RFID) 같은 기기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2015년 이후에는 지금보다 50배 늘어난 1000억 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양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인터넷이 아직 견디고 있지만 동영상, 모바일 서비스가 크게 늘면서 해마다 트래픽(정보전송량)이 5∼10배씩 폭증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며 “획기적인 개선이 없다면 2015년경 지금보다 비싼 요금을 내면서 질 낮은 인터넷 서비스를 써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미래인터넷’ 연구 돌입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선진국은 ‘미래인터넷’을 현재 인터넷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안으로 보고 있다. 비포장 길이 얽히고설킨 것처럼 비효율적인 도로망을 유동인구와 교통량을 감안해 밑바닥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2002년부터 연구에 뛰어든 미국은 국립과학재단(NSF) 주도로 연간 4000만 달러(약 448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기초기술연구회의 ‘국가어젠다프로젝트(NAP)’ 11개 연구과제 중 하나로 첫발을 디뎠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미래인터넷 연구는 수학, 물리학 등 기초과학 성격이 강한 융합연구”라며 “조바심내지 말고 장기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 윤곽 드러내는 미래인터넷
미래인터넷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미국 중국 등이 경쟁하는 ‘콘텐츠’ 기반 네트워크 설계가 대표적이다. 사이트 주소(IP)가 아닌 콘텐츠 자체를 기준으로 인터넷 통신이 이뤄지는 체계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