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경기로 선두 KT와 2위 전자랜드의 승차는 1경기로 바짝 좁혀졌다. 상반된 회식 분위기처럼 쫓기는 전 감독과 쫓는 유 감독의 처지가 엇갈렸다. KT와 전자랜드 모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가운데 두 팀은 4경기를 남겼다. KT는 뒤통수가 서늘해지긴 했어도 여전히 유리한 위치이다. 전자랜드와의 상대전적에서 3승 3패로 맞섰지만 설사 동률로 시즌을 마치더라도 득실차에서 16점 앞서 있어 1위가 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2경기 차가 난 셈이다.
3승을 더 거두면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는 KT는 경기가 남은 SK, KCC, 모비스에 모두 4승 1패로 우위를 기록 중이다. 2승 3패로 열세인 동부는 최근 김주성 윤호영 등 주전들이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고 있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전력투구할 처지가 아니다.
전자랜드는 KT보다 2승을 더해야 뒤집기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다. 줄곧 부진하던 슈터 정영삼이 살아났고 제대한 정병국의 가세도 든든하다. 무엇보다 서장훈이 독기를 품었다는 얘기까지 들으며 몸을 사리지 않아 유 감독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전 감독의 용산고 4년 후배인 유 감독은 “창진이 형이 분명 유리한 입장이지만 이번 주말 연전이 끝나면 방향이 결정될 것 같다. 불안했던 가드 라인이 살아나 골밑의 위력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처분을 기다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