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몸짱 이현아씨 ‘내 삶의 축복 보디빌딩’
우연찮게 운동을 시작했던 이 씨는 이제 유명인사가 됐다. 보디빌더로는 은퇴해도 한참 전에 했어야 할 나이지만 전국보디빌딩대회에서 우승컵을 드는 등 정상급 보디빌더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최근 한 방송에선 신체 나이 30세란 놀라운 결과가 공개되면서 ‘복근 아줌마’란 별명까지 얻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보디빌딩 덕분에 꿈을 다시 찾았다”며 웃었다. 그의 어릴 적 꿈은 패션모델. 성격이 적극적인 데다 남들 앞에 서는 걸 워낙 좋아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일찍 시작하면서 꿈도 접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살림하고 애까지 키우니 정신이 있나요.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죠.”
하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운동하는 모습에 그들도 마음을 열었다. 운동을 따라 하고, 이것저것 조언도 구했다. 이 씨는 타고난 말솜씨와 맞춤형 트레이닝으로 그들의 마음을 잡았다. “제 나이에도 이렇게 몸을 만들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자극이 되죠. 최고 ‘주부 모델’ 자리에 오른 뒤엔 국내 최초로 ‘실버 피트니스 전문가’가 되는 게 꿈입니다. 지난해부턴 중앙대에 다니며 강의도 듣고 있어요.”
운동이 힘들진 않을까. 그는 “운동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밤에 배고픈 걸 참는 게 좀 힘들긴 하죠. 그래도 제가 운동을 시작하고부터 남편도 30년 동안 즐기던 술을 끊었고, 아들들도 운동을 열심히 해 몸짱이 됐습니다. 보디빌딩은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삶에 축복이죠.”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근육있어야 섹시” 아줌마들 몸짱 열풍▼
“하나 둘 셋 넷!”
9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한 헬스클럽. 강사의 구령에 맞춰 40여 명의 여성이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안무를 수십 번 반복한 듯 능숙한 동작. 다른 한 곳에선 기구를 이용해 몸을 가꾸는 여성도 눈에 띄었다. 군살 하나 없는 탄력 있는 몸매가 운동량을 짐작하게 했다. 이들은 대부분 30대 중반을 넘은 아줌마. 이 헬스클럽 김준범 트레이너는 “오전 시간에 오는 손님의 90% 이상이 주부”라며 “3, 4년 전에 비해 주부 고객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또 “예전엔 유산소운동만 했는데 요즘은 근육운동을 병행하는 여성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덕분에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최근 2년 동안 아령, 벤치프레스 등 근육운동 상품의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상 여성 비율이 70% 이상 늘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운동기구 매장 주인은 “요즘 혼자 매장을 찾는 여성이 많다. 아줌마 고객의 경우 사용감은 물론 가격 색상 모양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아줌마 보디빌더 이현아 씨가 10일 오후 서울 종 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 센터 21층 스튜디오에서 탄탄한 근육을 자랑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