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지진 여파 프로야구 시범경기중 선수-관중 긴급대피
1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야구 요코하마와 야쿠르트의 시범경기 도중 지진이 발생하자 양 팀 선수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 가운데로 대피하고 있다. 산케이스포츠 홈페이지
도쿄와 가까운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야쿠르트의 경기에서는 6회가 끝난 뒤 발생한 지진으로 선수와 관계자, 팬들이 그라운드 가운데로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야쿠르트 임창용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은 한 40대 팬은 “이렇게 큰 진동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조명탑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 넘어지는 줄 알았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경기는 바로 중단됐고 선수와 팬들은 재빨리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효고 현 아카시 구장에서 열린 라쿠텐과 롯데의 경기는 지진의 직접 피해는 없었지만 8회 초 공격이 끝난 뒤 중단됐다. 미야기 현 센다이를 연고로 하는 라쿠텐 선수들이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등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롯데 김태균은 IB스포츠를 통해 “여기는 피해가 없었다. 도쿄에 있는 아내(김석류 전 아나운서)도 무사하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외에도 각종 대회나 경기의 취소가 속출했다. J리그는 12, 13일 예정된 19경기(2부 리그 포함) 모두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2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현 고리야마에서 열리는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챔피언 결정전 3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11일 센다이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한 안양 한라 선수들은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지만 후쿠시마 공항까지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하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도 정상 개최가 불투명하다. 이 대회는 일본 도쿄에서 21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대회 조직위 측은 “경기가 열리는 요요기 스타디움은 피해가 없다”면서도 “국제빙상연맹(ISU)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치 현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 대회는 11일 1라운드를 치렀으나 남은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에는 이보미(23·하이마트)를 비롯해 송보배 전미정 박인비 등이 참가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