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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박상오, 힘만 센 ‘돌쇠’서 코트 팔방미인으로

입력 | 2011-03-14 03:00:00



■ KT 우승 주역 박상오

광신중고 시절 최강 포워드로 통했지만 중앙대 입학 후 김주성, 송영진에게 밀려 식스맨을 전전했다. 벤치 신세로 전락한 것을 참지 못하고 자원입대해 육군 보급병으로 복무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농구부로 돌아와 2007년 KT의 전신인 KTF 유니폼을 입었지만 프로의 벽을 절감하며 평범한 세 시즌(평균 8.1득점)을 보냈다. 올 시즌 환골탈태하며 13일 KT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박상오(30·사진) 얘기다.

○ 정규시즌 강력한 MVP 후보

박상오는 올 시즌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지난해까진 ‘힘은 좋지만 농구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창진 감독의 조련으로 확 달라졌다. 타고난 힘과 저돌적인 돌파에 수비, 외곽슛, 농구 센스까지 좋아졌다. 상대팀 감독들도 “거의 외국인선수 수준이다.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털어놨다.

전창진 감독은 “올 시즌 특유의 힘을 잘 활용하는 방법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13일까지 평균 15.2득점, 5.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T 국내 선수 중 최고 활약을 펼친 박상오는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 강력한 후보에 올라 있다.

○ 결혼은 나의 힘

박상오의 일취월장엔 아내 김지나 씨(27)의 내조가 결정적이었다. 박상오는 시즌 내내 “안방, 방문 경기를 가리지 않고 현장에 나와 응원을 보내는 아내와 장인 장모의 사랑이 내 플레이의 원천이다. 결혼 후 인생 역전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결혼 뒷이야기는 더 애틋하다. 박상오는 2008년 5월 부산 사직구장 사인회에 갔다가 첫눈에 반한 김 씨를 무작정 수소문해 만났다. 번번이 거절당한 끝에 2009년 가을 김 씨의 마음을 얻은 그는 곧장 운동복 차림으로 장인어른을 찾아가 “지나 씨 없인 농구가 안 된다”며 결혼을 선언했다. 저돌적인 돌파가 주특기인 박상오가 결혼에서도 장기를 발휘해 지난해 7월 단숨에 아내를 얻었다.

전창진 감독의 조련과 아내의 사랑을 밑거름으로 대기만성을 이룬 박상오는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