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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흡입술, 내장비만 부른다

입력 | 2011-03-14 03:00:00

피하지방 일정 수준까지는 대사증후군 위험도 낮춰




피하지방의 세포가 커지면 뱃살은 점점 늘어진다. 비만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피하지방이지만 일정 수준까지는 괜찮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동아일보 DB

살이 찌면 따라붙는 피하지방은 일정 수준까지는 늘어나도 나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08년 1월부터 12월까지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던 성인 2655명의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의 비율에 따른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분석했다.

대사증후군은 당뇨 초기 증상,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권 교수팀은 피하지방을 내장지방으로 나눈 비율 순서대로 환자들을 5그룹으로 나눴다.

연구 결과 피하지방 비율이 가장 낮은 그룹은 가장 높은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을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피하지방 비율이 가장 낮은 그룹을 1그룹으로 정하고 1∼5그룹을 순서대로 나눴을 때, 남자 1그룹의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1이면 2그룹은 0.8, 3그룹은 0.7, 4그룹은 0.53, 5그룹은 0.47이었다. 흡연이나 음주 등 대사증후군의 다른 원인을 제거했을 때도 1그룹 1, 2그룹 0.9, 3그룹 0.7, 4그룹 0.51, 5그룹 0.49로 피하지방 비율이 높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낮아졌다.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1그룹이 1일 경우 2그룹 0.6, 3그룹 0.5, 4그룹 0.3, 5그룹 0.1로 감소했다. 다른 변수를 제거했을 때도 피하지방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대사증후군 가능성이 5분의 1로 작았다.

살이 찌기 시작하면 먼저 커지는 것은 주로 피하지방이다. 피하지방의 세포 크기 증가가 한계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내장지방이 커진다. 내장지방에서는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물질이 나온다. 권 교수는 “내장지방이 늘기 전 피하지방만 주로 증가하는 단계에서는 건강에 크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내장지방 증가의 위험성과 함께 지방흡입술의 부작용에 대해서 경고했다. 운동과 식단 조절로 살을 빼면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모두의 세포 크기가 줄어든다. 반면 지방흡입술은 피하지방의 세포를 아예 제거하는 시술.

권 교수는 “지방흡입술 후 피하지방에는 이미 한계 크기에 달한 세포만 있으므로 살이 다시 찐다면 곧바로 내장지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과 식사량 조절이 아닌 인위적 시술로 살을 빼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