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단기간 회복가능성 희박··· 환매 고려를”
올 들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일본펀드 투자자들이 또다시 근심에 싸였다. 최근 좋은 성적을 내며 수익률을 회복하고 있던 일본펀드가 동일본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아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 약세가 단기간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어느 정도 수익을 낸 투자자라면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고 환매에 나설 것을 권했다. 하지만 3년 이상 장기 보유해 아직도 손실이 난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일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일본펀드는 총 40개로 순자산은 28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펀드 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단일 국가 펀드 중에서는 중간급 규모에 속한다. 일본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겨준 대표적인 해외펀드로 꼽힌다.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29.87%로 3년 이상 장기투자자에게 큰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차츰 일본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최근 2년간 평균 수익률은 26.04%로 높아졌다. 특히 올 들어 아시아 주요 펀드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04%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 신흥국 펀드와 대조적이다. 3개월 및 6개월 수익률도 각각 4.91%, 14.33%에 이른다.
하지만 긴 부진에서 벗어나 수익률 고공행진을 시작할 무렵 다시 대지진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본펀드는 수익률 급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2년 이하 투자자라면 차익 실현을 하며 환매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995년 한신대지진 때도 일본 증시가 제자리를 찾는 데 7개월 이상이 걸린 만큼 국내 주식형펀드로 갈아타거나 다른 안전자산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대지진으로 일본펀드의 수익률 회복이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기회에 북미 펀드에 가입하든지 국내 펀드로 관심을 돌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기 이전에 가입해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라면 장기적 관점에서 기다려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