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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자들은]中투자 새 바람… 채권 직접 매입-위안화 상품 늘어

입력 | 2011-03-15 03:00:00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펀드 열풍을 주도했던 해외펀드는 중국펀드였다. 금융회사들은 일제히 베이징 올림픽을 호재로 거론하며 중국펀드 판매에 열을 올렸고 투자자들도 중국펀드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할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다. 당시 뭉칫돈이 중국펀드에 몰리면서 중국에 일정 비중을 투자하는 친디아펀드, 브릭스펀드, 이머징마켓펀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이런 펀드를 모두 합치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이 중국을 향해 갔다. 하지만 차이나 열풍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국 원금이 반 토막 나는 막대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수그러들던 ‘차이나 사랑’은 지난해 ‘중국 본토’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찾아왔다. 중국 증시의 하락 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이 커진 데다 중국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서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잇달아 투자 한도를 소진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수익 회복은 잠시였다. 중국 본토 펀드는 긴축이라는 벽에 부닥쳐 아직도 만족할 만한 회복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작년 하반기부터 새로운 차이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차이나 상장지수펀드(ETF)’와 홍콩에서 외국기업이 위안화로 발행한 채권 ‘딤섬본드’, 최근 선보이기 시작한 ‘위안화 예금’에 투자하는 바람이다. 단순하게 중국펀드에 돈을 묻어두는 게 아니라 부자들이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 패턴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대부분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수익률이 좋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중국펀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하게 펀드 수익만을 좇는 데서 벗어나 부자들은 해외펀드에 가입할 때 환율 변동에 따른 효과를 고려하고 있으며 중국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로 위안화에 투자하는 상품을 찾는 고액자산가가 크게 늘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장밋빛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차이나 사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중국이 더 큰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펀드 및 ETF 투자는 중국이 아무리 성장한다 해도 증시 상승이 동반되지 않으면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중국 채권과 예금은 원화 상품에 비해 이자율이 낮아 위안화 가치가 오르지 않는다면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또 외화상품 투자 특성상 원화에서 위안화로 환전돼 바로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달러로 환전됐다가 다시 위안화로 투자되는 이중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미국 달러에 대한 분석도 반드시 필요하다. 선물환 계약을 통해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손실 가능성을 미리 막아두는 장치도 있으니 고려하기 바란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시장이 됐고 투자에 있어서도 큰 매력을 지닌 시장임이 틀림없다. 단순한 투자에서 벗어나 좀 더 세밀한 전략을 갖고 투자 방식을 찾아야 성공적인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복기 한국씨티은행 PB사업그룹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