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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기자의 무비홀릭]우리를 화나게 하는 스타들의 말 말 말

입력 | 2011-03-15 03:00:00

“잘 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어”… “다이어트 했더니 V라인 생겼어요”…아, 정말 짜증나는 배우들이여!




《“하루 7시간씩 충분히 잤고요. 교과서 위주로 개념부터 충실하게 공부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들은 ‘비결’을 묻는 질문에 십중팔구 이런 대답을 한다. 설령 사실이라 해도 이 말을 듣는 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짜증부터 확 난다. 그래서 뭘 어쩌란 말인가 말이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유명 배우들이 언론에 대고 습관처럼 사용하는 표현을 듣다 보면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경우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떠도는 시쳇말로 ‘망언’이라 할 만큼 짜증 제대로 나게 만드는 배우들의 발언이 있으니….》

①“한우 좋아하지만 살쪄서 자제 중이에요”=요즘 웬만한 CF에 다 나오는 한 여배우의 발언. 그 몸매를 두고 스스로 ‘살쪘다’고 말하는 데 수많은 여성이 분개했지만, 내가 격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만약 살이 안 찐다면 그 비싼 한우를 실컷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했던 여배우 에마 왓슨처럼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대놓고 얘기하는 편이 속 시원하지 않을까?

②“배우가 되니깐 사생활이 없어서 불편해요. 친구들과 마음껏 도로를 활보하면서 떡볶이도 사먹지 못해요”=누가 떡볶이 사먹지 말라 했는가 말이다. 나는 사생활 없어도 좋고 떡볶이 안 사먹어도 좋으니, 영화 한 편 출연하고 5억 원 챙겼으면 소원이 없겠다.

③“아, 매일 밤샘 촬영하시면서 너무 너무 수고하셨어요”=주로 TV 연예정보 프로그램 리포터들이 배우에게 던지는 덕담. 한심한 망언이다. 배우들이 무슨 ‘사회공헌’ 하느라 밤샘을 하는가 말이다. 밤샘 촬영이 바로 배우의 ‘업무’이고, 그들은 그걸 해서 돈을 번단 말이다. 유명 배우는 밤샘 촬영하다가도 작품 활동 끝나면 몇 달이고 집 안에서 (‘재충전’이란 이름으로) 뒹굴뒹굴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직장인은 밤샘 근무했다고 해서 직장 상사나 아내로부터 “너무 너무 수고했다”고 칭송받고 몇 달을 쉬고 해외여행도 갈 수 있느냔 말이다.

④“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 했더니 V라인이 생겼어요”=다이어트를 아무리 심하게 해도 그런 V라인은 생기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다이어트를 했기에 광대뼈와 턱뼈가 확 줄어든단 말인가.

⑤“솔직히 말해서, 한 번도 저 자신을 잘생겼다(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그래, 너 잘났다.

⑥“파이팅!”=주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출연배우들이 떼로 나와 TV 카메라 앞에서 시청자를 향해 일제히 주먹을 쥐고 이런 구호를 외친다. 도대체 뭘 두고, 누구와 싸우자는 말일까.

⑦“이번이 내 감독인생 최고의 작품이다!”=이런 말을 습관처럼 하는 감독이 몇 사람 있는데, 이런 감독은 다음 작품 개봉을 앞두고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 그럼 이전 작품을 본 관객들은 뭐가 되는 거지? 이런 말하는 감독의 영화는 개봉 때 절대로 보지 말고, 최고의 최고의 최고의 최고 작품을 끝내 만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 작품만 보면 된다.

⑧“맥주 딱 두 잔 마셨을 뿐인데…”=맥주 딱 두 잔으로는 결코 혈중 알코올농도가 0.1%가 나와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없다. ‘두 잔 같은 스무 잔’을 마셨겠지….

⑨“서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소원해지게 됐다”=남녀 배우의 결별은 이런 식으로 발표된다. 바빠서 헤어질 거면 이 세상 주말부부는 다 이혼해야겠네? “앞으로 어엿한 동료 사이로 남기로 했다”는 말도 마찬가지. 그럼 동료로 남지 부녀 관계로 남는단 말인가.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