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홈런 맞고도 침착 3이닝 1실점
김광현 홈런 맞은 뒤 내리 2실점 흔들
정규시즌 맞대결? 양팀감독 “글쎄…”

한화 류현진(왼쪽)과 SK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이 시범경기에서 성사됐다. 1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대결에서 두 투수는 자존심을 걸고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스포츠동아DB.
평일인 15일 오후 1시, 그것도 시범경기에 관중 1500여명이 몰렸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취재진으로 대전구장 덕아웃이 북적거린 것은 물론.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좌완 류현진(24·한화)과 김광현(23·SK)이 처음으로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승패, 하지만 관건은 자존심
한화 한대화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 그리고 두 투수는 모두 “정규 시즌이 아닌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류현진은 투구수 45개, 김광현은 4이닝을 각각 소화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적어도 두 선수에게는 또다른 문제가 걸려 있었다. 바로‘자존심’. 그래서인지 둘도 경기 전 라커룸으로 몸을 피한 채 조용히 등판을 준비했다.
○먼저 홈런 맞은 류현진, 김광현 홈런에 안도
초반에는 류현진의 판정패처럼 보였다. 김광현이 2회까지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펼친 반면 류현진은 2회 2사 후 정상호에게 볼카운트 0-3에서 한가운데 직구(140km)를 던지다 좌월 솔로포(비거리 125m)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평정심을 되찾은 류현진이 3회까지 침착하게 잘 막아내자 이번엔 김광현이 흔들렸다.
류현진은 “그냥 볼넷으로 내보냈어야 했는데 수싸움에서 져서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 판정패’가 아니라서 솔직히 다행”이라며 웃었고, 김광현은 “적응도 잘 되고 있고 현재 컨디션은 100% 이상이다. 나는 현진이형보다 한화 타자를 잘 분석해서 정규 시즌 때 실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규시즌 맞대결 가능성은?
직구 최고 구속이 나란히 148km를 찍을 정도로 팽팽했던 대결. 그렇다면 조만간 정규 시즌에서 류현진과 김광현이 진짜 승부를 가릴 수 있을까. 야구계의 기대와 달리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일단 한 감독은 “불공정 게임이다. 타격과 수비에서 SK가 훨씬 강하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류현진=1승’이라는 필승 공식에 모험을 걸 수 없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입장 수입을 감독들에게 일부 나눠 준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농담한 뒤 “문학구장에서라면 관중이 많아 좋을 것 같다”고만 했다.
물론 가장 부담이 큰 건 당사자들이다. 류현진은 “오늘 이겼어도 실제 경기에서는 부담스럽다”고 했고, 김광현은 “프로야구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좋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으니 말이다.
○두산 라미레즈
상황=4이닝 9안타 4볼넷 5실점, 패전투수
한줄평=새 용병의 호된 신고식. 하필이면 첫 등판 상대가 롯데 타선이라니….
○롯데 홍성흔
한줄평=내 외야 수비가 웃긴다고? 나 롯데 ‘타점기계’ 홍성흔이야!
○SK 매그레인
상황=3.2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한줄평=연습경기에 못 미치는 시범경기 성적. 하지만 김성근 감독 마음은 사로잡은 지 오래
○한화 박정진
상황=1이닝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 셋업맨으로 임무 완수
한줄평=지난해 활짝 꽃을 피운 ‘만년 유망주’, 올해는 완벽한 ‘회춘 괴물’ 예감
○KIA 박경태
상황=3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
한줄평=컨트롤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더니…. KIA 고민 왼손 불펜 해결사로 주목
○LG 오지환
상황=3회 이범호 중전안타성 타구 잡아 한 바퀴 돌며 1루에 멋진 송구와 깔끔한 수비
한줄평=자나 깨나 “수비 잘하게 해달라” 기도하는 열성과 피나는 훈련에 하늘도 감복했나?
○넥센 강정호
상황=유격수 겸 4번 타자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 1타점
한줄평=슬로 스타터라는 말은 이제 내 사전에서 지웠다
○삼성 배영수
상황=선발 5이닝 10안타 2볼넷 5자책
한줄평=다양한 구종 테스트했지만 제구력 난조. 아직은 예열중? 직구구속 올라온 것이 위안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