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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휘성 “돈없고 백없어 죽고 싶었다”

입력 | 2011-03-21 07:00:00

■ 데뷔 10년차 휘성의 ‘가슴 시린 이야기’

노래에 관한 철저한 완벽주의자
YG떠난 난, 아이돌 세상의 낙오자
갑자기 1위에 연연한 내가 추해
욕심도 버리고, 마음도 비웠죠



데뷔 10년차 가수 휘성이 ‘가슴 시린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휘성은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 겪은 심경을 담담히 풀어 놓았다.


“앞으로 어떤 가수가 돼야 할까요? 야망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요, 흐름을 따라갈까요?”

휘성은 최근 몇 년 동안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지난 해 10월 대선배인 태진아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태진아는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은 후 대답 대신 자신이 운영하는 음반기획사 진아기획 소속 가수인 이루, 마야 등에게 휘성을 데려갔다.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 식구다”고 인사를 시켰다.

그동안 ‘진아 기획의 전속가수가 되고 싶다’며 찾아오는 후배들이 많지만 태진아는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던 휘성은 “그저 선배와 대화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예상 외의 결과가 생기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은 휘성은 이렇게 태진아와 인연을 맺게 됐다. 데뷔시절 YG엔터테인먼트 이후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

10년차 가수의 변화는 음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5일 싱글 ‘가슴 시린 이야기’를 발표한 휘성은 “이번엔 가능한 한 많이 덜어내고 비우려 노력했다“고 했다. 이전까지 그는 “내 노래를 듣고 한 부분만이라도 기억난다면 성공한 것”이라며 보다 많은 악기, 보다 높은 수준의 테크닉에 치중했다.

“전에는 ‘굳이 안 해도 되는 건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으면, ‘당신은 좋은 걸 놓치는 거야’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면 한 가지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덜어내고 비워냈다.”

욕심을 버리고 부른 새 노래 ‘가슴 시린 이야기’는 그의 표현을 빌리면 기교 없이 담담하게 가사에 충실하게 부른 곡이다. 하지만 처연하고도 슬픈 감성이 어느 곡보다 짙게 배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한 때 철저한 완벽주의로 녹음 스태프들을 진저리나게 만들기로 유명했다. 이런 그가 마음을 비우게 된 데는 계기가 있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노래 ‘결혼까지 생각했어’가 KBS 2TV ‘뮤직뱅크’ K-차트에서 1위 후보에 올라 FT아일랜드의 ‘사랑사랑사랑’과 경쟁을 벌였다. “1위 결정을 위한 각종 자료들이 합산되는 TV화면이 비춰지는 짧은 순간 ‘1위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좀 추하다’는 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이 병신, 소인배…’라며 자책했다.”

● “YG 떠난 후 맹수 우리 속에 혼자 있는 느낌“

휘성은 2006년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후 많은 마음 고생을 했다. “맹수 우리 속에 혼자 있는 것 같았다”는 그는 노래부터, 작사, 작곡, 춤, 프로듀싱 능력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완벽해지려 노력했다. 하지만 방송 출연의 기회가 줄고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아이돌 가수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자신이 너무 뒤진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꼈다.

“제작비가 없어 원하는 작곡가와 작업 못하고, 뮤직비디오도 저렴하게 찍어야하는 상황에서 인기도 곤두박질친다는 느낌을 받으니 하루하루가 죽음의 나날이었다. 그걸 4년간 느끼면서 힘들었다.”

데뷔 10년, 서른 살에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은 휘성은 그러나 “항상 가요계 중심에 서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은 지키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기 전, 학교도 전혀 모르면서 한 장짜리 시험지를 푼 적이 있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느낌이랄까? 데뷔 10년이라지만 이제 막 뭔가 준비를 끝낸 느낌이다. 30대가 어떤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제로 상태다.”

사진제공|진아기획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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