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월드시리즈 출전…두산 니퍼트
장신서 내리꽂는 150km 타자 압도
직구와 30km 차…커브 각도 예리
주자 있을때 느린 투구폼 극복과제

두산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올시즌 가장 주목받는 투수다. 지난해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월드시리즈에서 뛰었던 경력 만큼 203cm의 큰 키도 화제다.
니퍼트가 적어도 15승 투수가 돼줘야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강력한 타선도 마지막에는 투수를 이기지 못한다. 강한 투수가 있어야 우승한다”고 했다. 니퍼트는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진다. 2m가 넘는 큰 키에서 내리꽃아 타자가 히팅포인트를 찾기 쉽지 않다.
두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그는 8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았다. 타자 눈높이의 높은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니퍼트는 투구 밸런스가 좋다. 공을 쉽게 던지고 릴리스 포인트를 어깨보다 앞으로 끌고 나오기 때문에 살아움직이는 공을 던진다.
18일 한화전에서 니퍼트는 5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도루를 4개나 허용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3회에 등에 약한 근육통이 생겼다. 1회 145km를 기록하던 스피드가 10km나 속도가 줄었다. 두번째는 “공이 좀 미끄럽다”는 것이다. 대구 삼성전에서 던졌던 공과 두산이 올시즌 홈구장에서 사용하는 공은 제조사가 다르다. 두산은 올해 쓰기로 한 모든 공의 왁스작업을 다시 하기로 했다.
주자가 있을 때 느린 투구폼은 니퍼트의 약점이다. 하지만 오릭스의 박찬호가 일본에서 보크를 지적당한 것처럼 니퍼트에게는 예방주사가 될 수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빠른 주자를 타석에서 잡으면 된다”고 니퍼트를 격려했다. 니퍼트는 선발경험이 많은 투수가 아니다. 불펜으로 많이 뛰었기 때문에 그가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줄지도 다소 의문이다.
하지만 니퍼트는 걱정할 것보다는 기대되는 점이 훨씬 많은 투수다. 한국에서 좀 더 기량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두산은 2001년 이후 10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니퍼트는 두산의 우승을 책임질 마지막 퍼즐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