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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 새대표 유시민’… 야권 정치지형 바뀌나

입력 | 2011-03-21 03:00:00

전당대회 단독출마 97% 지지 얻어… 민주 친노인사들은 대거 불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기 1년의 국민참여당 새 대표로 선출됐다. 유 대표는 19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참여당 전당대회에 단독 출마해 유효투표수의 97%(3060표 중 2969표)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유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열 번이나 언급하며 “오로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부채만을 승계해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으로 빚을 갚겠다”고 했다. 이날 그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야권의 연대·연합이 아름답게 이뤄지면 한나라당과 아류정당 의석을 120석 밑으로 누를 수 있다. 야당 180석 중 20석 정도가 참여당이 책임질 몫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권교체를 통해 진보개혁정권을 수립하겠다”며 사실상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보이고 있는 유 대표가 정치 전면에 등장하면서 야권의 정치지형 변화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3000여 명의 당원은 노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친노(친노무현)의 적통(嫡統)’을 내세운 그에게 ‘유시민을 대통령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유 대표가 특유의 독선적 이미지를 쇄신해 명실상부한 야권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 민주당 중진은 “유시민은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싸가지’ 논쟁을 일으키거나 가는 곳마다 ‘분열의 씨앗’으로 불려왔다. 앞으로 민주당에 쉴 새 없이 고춧가루를 뿌려댈 것”이라고 냉소했다. 호남지역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에서 거부 정서가 강한 점도 난관이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야권 단일후보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호남향우회가 전혀 가동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친노 그룹도 우호적이지 않다. 친노 핵심인사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최근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고, 친노 그룹 일부는 그에게 공연히 참여당을 만들어 야권을 분열시킨 책임을 묻고 있다. 민주당 내 친노 인사들이나 한때 그가 의원보좌관으로서 ‘모셨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은 참여당 전당대회에 모두 불참했다.

민주당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유 대표가 야권연대와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한나라당을 견제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유 대표는 정치적 갈등과 논쟁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조화와 생산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은근히 유 대표의 독선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유 대표는 이날 대변인에 이백만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사무총장에 김충환 전 대통령업무혁신비서관을 각각 내정했다. 당 대표비서실장에는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임명됐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수원=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