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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日本 대지진]소방팀장 3인 눈물의 회견

입력 | 2011-03-21 03:00:00

“목숨건 10시간 ‘원전 살수작전’ 임무완료
대원들 가족에 미안… 이제야 사과합니다”




“무엇보다 대원들의 가족에게 미안했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한다.”

19일 밤 도쿄소방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지긋한 소방대원 세 명이 눈물을 흘렸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막 돌아온 사토 야스오(佐藤康雄·58) 총대장과 도미오카 도요히코(富岡豊彦·47) 제6방면대 총괄대장, 다카야마 유키오(高山幸夫·54) 제8방면대 총괄대장이었다.

도쿄소방청 특별구조대의 현장 팀장인 이들은 방사선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 19일 0시 30분경 원전 3호기의 턱밑까지 다가가 ‘10시간 살수작전’을 진두지휘하며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도미오카 대장은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었나’란 질문에 “대원(의 안전)이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감정에 북받친 목소리로 “남겨진 (대원들의) 가족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했다.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이 지휘한 도쿄소방청 특별구조대원 139명은 모두 자원자였다. 이들은 가족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까 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안심하고 기다려라. 꼭 돌아온다”고 통보했다. 남편을 사지로 보내면서도 용기를 북돋워준 아내들의 격려도 돋보였다. 사토 총대장의 아내는 남편에게 “일본의 구세주가 되어 돌아오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고, 다카야마 대장의 아내는 “안심하라”는 남편의 e메일에 “당신을 믿고 기다리겠다”는 답을 보냈다.

대원들은 해변에서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해 700kg이 넘는 350m짜리 소방호스를 손으로 직접 소방차에 연결했다. 도로 곳곳에 폭발로 인한 파편이 널브러져 있어 호스 연결 작업은 더뎠다. 19일 0시 30분.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수조 지붕을 향해 살수차가 물을 뿜었다. 전 국민이 TV를 통해 지켜보며 가슴을 졸였다. 1분에 3t의 바닷물이 정확하게 수조에 명중했다. 현장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60mSv(밀리시버트)에서 거의 ‘0’으로 내려갔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