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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수익과 위험 사이… ‘내 몸에 맞는 투자’가 답이다

입력 | 2011-03-23 03:00:00


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자산배분·PS팀장

현대사회는 정보화 시대다. 투자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정보가 없어서 투자를 못하는 게 아니라 정보가 너무 많아서 어떤 정보를 선택해 투자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 정보를 어떻게 적절히 가려낼 수 있을까. 답을 찾으려면 투자의 원칙부터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금융회사를 찾으면 가장 먼저 ‘투자자 위험 성향 분석’이라는 설문을 한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원금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 위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자칫 요식 행위처럼 보이는 이 절차는 투자 의사를 결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다.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이 정해져야 어떤 종류의 자산에, 얼마만큼 투자할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도 경량급부터 중량급까지 체급별로 경쟁하는 종목이 있다. 선수들의 서로 다른 체격 조건을 고려해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다. 스포츠에서도 의사결정 순서를 보면 경쟁할 체급을 먼저 정하고 난 뒤 어떤 전략을 사용할 것인가 결정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 위험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위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자신과 다른 위험 성향을 가진 투자자의 성과만 보고 부러워하거나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높은 수익만 보고 투자했다가 손실의 고통을 경험할 수 있다.

위험 성향을 파악한 후에는 본인에게 적합한 투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투자 전략이라고 하면 어떤 자산이 가장 높은 수익을 낼지 전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투자 전략의 원칙은 투자자가 감내할 수 있는 위험과 투자 전략이 갖는 위험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것이다. 중간 정도의 위험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중간 정도의 위험을 감내하도록 투자 전략을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중간 정도의 위험 성향을 가진 투자자가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주식과 안전자산인 현금을 섞거나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분산 투자해 위험 수준을 낮추는 것이 좋다.

이처럼 위험 성향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투자의 관심사는 어떤 자산이 최고 수익을 낼 것인가에서 투자 자산의 조합이 위험 성향에 잘 맞는가로 옮겨간다. 이런 투자 의사결정 체계를 ‘위험 예산관리(risk budgeting)’라고 한다. 투자의 관점을 수익에서 위험으로 바꾸면 본인이 감내하고자 했던 위험 내에서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성과를 평가한 뒤 다시 위험 수준의 적절성을 재검토하는 체계적인 투자 절차를 따를 수 있다. 본인의 투자 성향을 먼저 파악하는 투자자는 넘쳐나는 투자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자산배분·PS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