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밤에 연락… 일 때문만은 아닌것 같았다”
신정아 씨는 자서전에서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라고 비난했다. 정 전 총리가 서울대 총장 시절 자신에게 서울대 교수직과 미술관장직을 제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실소가 나왔다’는 것이다.
신 씨는 책에서 2005년 초여름 ‘갤러리 인’의 양인 사장 소개로 정 총장을 총장실에서 만나게 됐다며 “그 후로도 정 총장은 나에게 수시로 연락을 해서 서울대 미술관 운영에 대해 자문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총장은 서울대 미술관을 그 같은 방향(공립 미술관 역할)으로 운영하려면 나이 많은 관장보다는 젊고 추진력 있는 내가 적격이라고 했다(…) “나를 유일한 대안이라고 하니 나로서는 정말이지 기쁜 일이었다”고 썼다.
하지만 신 씨는 정 전 총리에 대해 “처음부터 나를 단순히 일 때문에 만나는 것 같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총장이 나를 만나자는 때는 늘 밤 10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며 “정 총장은 안주 겸 식사를 시켜 놓고서, 필요한 자문을 하는 동안 처음에는 슬쩍슬쩍 내 어깨를 치거나 팔을 건드렸다”고 적었다. 이어 “결국 고민 끝에 서울대 교수직과 미술관장 제의를 거절했다”며 “정 총장은 감히 서울대 교수직을 거절한다며 나에게 면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리는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울대 총장이 교수나 미술관장을 혼자 임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신 씨를) 총장실에서 보고, 여럿이서 (함께) 본 적은 있다”면서 “더 이상 물어보지 말라. 거짓말이기 때문에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신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