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까지 후쿠시마 연안 머물다 5, 6월 북태평양으로 해류 흐를듯…
2차오염된 다랑어 먹으면 위험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의 방사성 물질은 해류나 물고기의 이동을 따라 확산된다. 해류는 온도와 밀도가 유사한 대량의 바닷물이 시속 1∼3km 속도로 천천히 흐르는 현상이다. 대개 따뜻한 해류(난류·暖流)는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찬 해류(한류·寒流)는 극지방에서 적도로 흐른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는 구로시오 난류가 서남쪽에서 동쪽으로 약하게 흐르고 있다. 한반도와는 반대 방향이다.
김영호 한국해양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해류에 따른 방사성 물질의 확산 경로를 계산한 결과 4월까지는 방사성 물질이 후쿠시마 연안에 머물다 5∼6월 구로시오 난류를 따라 북태평양으로 흐를 것”이라며 “흐르는 과정에서 점차 희석돼 자연 상태의 방사성 물질 농도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승종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 연구사는 “현재는 겨울이 지나고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는 상황이라 한반도와 일본의 회유성 어종은 각각 난류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며 “후쿠시마 앞바다의 멸치나 고등어가 한반도로 올 가능성은 극히 낮으며 향후 같은 어종이라도 일본 동쪽과 한반도의 물고기가 섞일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다랑어 같은 육식성 어류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고 2차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다랑어는 방사성 물질이 농축되기 때문에 먹으면 더욱 위험하다. 방사성 물질은 먹이사슬을 따라 상위 포식자로 올라갈수록 더 많이 쌓인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의 멸치 10마리를 고등어가 먹고, 이런 고등어 10마리를 다랑어가 먹게 되면 다랑어에 농축된 방사성 물질은 멸치의 100배가 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북태평양에서 잡은 다랑어라도 방사성 물질 오염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