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0시경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유모 씨(54)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를 지나다가 혼자 길을 가고 있는 이모 씨(28·여)를 발견했다. 유씨는 마침 고스톱을 치다가 돈을 모두 잃은 상태. 다시 고스톱을 치기 위해 남의 돈이라도 빼앗아야겠다고 생각한 유 씨는 마침 주변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근처에 있던 굵은 가로수 버팀목을 뽑아 이 씨를 마구 때렸다. 이 씨는 마침 휴대전화기로 전화를 걸던 중이어서 유 씨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심하게 맞은 이 씨는 코뼈와 턱뼈, 옆머리뼈, 치아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 씨의 가방을 들고 달아난 유 씨가 인근 야산에서 가방을 뒤져 찾아낸 돈은 고작 현금 1만1700원과 미화 2달러가 전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이 씨는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얼굴 한 쪽이 마비돼 아직까지 수술도 받지 못한 상태다. 유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확보한 주변 폐쇄회로(CC) TV에 찍혀 최근 검거됐다.
유 씨는 경찰조사에서 "기절할 때까지만 때려야겠다고 생각해 몇 차례 때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씨가 휘두른 몽둥이는 크고 무거워 살인도구에 해당한다"며 "죄질이 무거워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