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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됩시다]改 名덕? 숨은 진주? 이름 바꾼 펀드 뜬다

입력 | 2011-03-24 03:00:00


 

최근 이름을 바꾸는 펀드가 잇따르고 있다. 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펀드 이름을 바꿔 투자자들의 관심을 새롭게 끌고 운용사 내부적으로도 펀드를 재정비하려는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과거에도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펀드들이 이름을 바꾸면서 돈이 모이고 수익률도 좋아져 인기 펀드로 탈바꿈한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운용 기반이 탄탄하고 이름을 바꾸면서 펀드매니저도 함께 교체해 확실한 운용 스타일을 추구했던 펀드들이 개명 효과가 컸다”며 “최근 이름을 새로 단 펀드 가운데 이런 펀드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 “펀드 이름으로 인한 오해 막기 위해”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개 자산운용사가 펀드의 이름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속한 기업에 투자하던 ‘미래에셋 글로벌 100대 브랜드 펀드’의 투자 대상을 신흥국 소비성장 수혜 기업으로 넓히면서 ‘미래에셋 글로벌 그레이트 컨슈머 펀드’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투신운용도 ‘한국투자 퇴직연금 성장펀드 1호’를 ‘한국투자 퇴직연금 네비게이터 펀드 1호’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퇴직연금 펀드에도 자사의 베스트셀러 주식형펀드인 ‘한국투자 네비게이터 펀드’의 이름을 통일시켜 단 것이다.

이달 들어서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프랭클린템플턴 코어펀드’의 이름을 ‘프랭클린템플턴 파워리서치 펀드’로 고쳤다. 회사 측은 “코어라는 단어가 압축펀드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리서치 분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펀드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이렇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하이자산운용도 ‘하이 실적 포커스 펀드 1호’를 ‘하이 천하제일 코리아 펀드 1호’로 새롭게 선보였다. ‘천하제일’을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운용사의 대표 상품인 ‘하이 실적 포커스’의 이름부터 먼저 바꿨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과거 성과 따져 봐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펀드 개명을 통해 투자 대상이나 펀드 운용 특징을 더 구체적으로 알리면서 실제 펀드 판매가 늘어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2009년 8월 이름을 바꾼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스트라이크 펀드’다. 2000년 선보인 이 펀드의 기존 이름은 ‘삼성 밀레니엄드래곤 승천 펀드’로, 수익률은 좋았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름이 다소 촌스럽다는 느낌을 준 것은 물론 ‘드래곤’이라는 단어가 중국 펀드로 오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펀드로 리모델링하면서 2009, 2010년 연속 1200억 원을 웃도는 자금을 끌어들였다. 최근 1년 수익률도 20%를 웃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네비게이터주식펀드’도 2007년 ‘한국 부자아빠 성장주식펀드’에서 간판을 바꿔 달면서 베스트셀러 펀드로 거듭났다. 펀드 환매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도 이 펀드는 2008년 3000억 원, 2009년 2200억 원, 2010년 319억 원의 자금을 새롭게 끌어 모으며 운용 순자산 1조8000억 원을 웃도는 초대형 펀드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름을 바꾸기 전에도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들이 대체로 개명 이후 마케팅을 제대로 하면서 투자자를 새롭게 많이 유치했다”며 “개명한 펀드 중에서 과거 성과와 운용 스타일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