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국가안보센터 특별회원인 로버트 캐플런은 2008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여성포럼에서 “미래의 군대에서 여성의 역할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의 양상이 전자오락 게임을 하듯 버튼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사이버전(戰)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캐플런은 “미국 무인 전투기의 대다수가 여성 파일럿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리비아 작전을 보더라도 그의 예측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의 군 진출이 급속히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군에서의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다. 여군 장교는 3236명, 부사관은 3362명으로 전체 간부의 3.7%를 차지한다. 그 비율이 2016년엔 5.6%, 2020년엔 6.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육해공군 사관생도의 10%가량이 여성이고, 대학에 여성 학군사관후보생(ROTC) 제도도 도입됐다. 특수작전 수행이나 포병, 기갑 같은 일부 병과를 제외하고는 여군이 배치되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다. 지난해엔 전투병과에서도 첫 여성 장군이 나왔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