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격언: 자신만의 투자기법을 개발하라
일러스트레이션 김남복 기자 knb@donga.com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주식투자다. 많은 투자자가 처음에는 자신감과 기대에 부풀어 주식투자의 세계로 입문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어려움을 깨닫고 좌절하곤 한다. 많은 이가 성공 투자자들의 경험담을 듣기도 하고 책을 사보기도 한다. 때로는 기술적 분석으로 접근해 보려고 관련 공부를 하거나 강연을 들으러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성공하는 투자기법, 또는 투자자의 자질이 따로 있는 것일까.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를 투자 성공의 조건으로 꼽는다. “욕심을 억제하고 투자 과정 자체에 매력을 느껴야 한다. 인내력이 강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좌우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충분한 지식을 쌓아 마음의 평안과 자신감을 지녀야 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함을 지녀야 한다. 업종 선택에 있어서는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
위의 두 사람이 제시하는 조건을 보면 거의 완벽한 인간성을 갖추어야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이라도 판단력이 부족하거나 인격적으로 불완전하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그러나 워런 버핏은 투자의 대가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과 환경 속에서 그런 투자조건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피터 린치 또한 펀드매니저로 성공해 가는 과정에서 이 같은 조건들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들의 성공기법이나 조건은 그들이 나름대로 깨달은, 그들을 위한 것이지 모든 투자자에게 일률적으로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투자의 대가들이 제시하는 성공 투자의 방법을 잘 익혀 그대로 실천할 수 있다면 결과가 좋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반투자자들의 경험이나 투자 환경 등은 대가들의 상황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답습하기도 힘들고 서툴게 흉내를 낸다고 해서 결과가 좋기도 힘들 것 같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처럼 기업 탐방을 쉽게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재무제표를 빈틈없이 읽어 그 행간에 숨은 뜻까지 헤아리기도 힘들다.
따라서 투자 대가들의 방법을 참고로 하되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춰 현실적으로 적용하거나 실천할 수 있는 투자기법을 개발해서 원칙을 정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가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처럼 황새는 황새의 걸음걸이가 있고 뱁새는 뱁새 나름대로의 걸음걸이가 있다. 그래도 굳이 황새걸음을 따라가고 싶으면 랩어카운트나 펀드 투자 등의 간접투자를 통해서 따라가는 것이 낫다.
박용선 SK증권 역삼역지점 영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