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태어난 한국의 첫 베이비 부머는 지난해 55세를 맞아 은퇴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집단 퇴장은 여러 파장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전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베이비 부머의 소멸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91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진 시기는 단카이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는 부동산 보유 비율이 높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활발한 소비를 해온 이들이 은퇴와 함께 자산효과에 따른 소비가 위축돼 경제위기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베이비 부머의 퇴장은 조기 은퇴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우리나라에서 이들이 근로현장을 한꺼번에 떠나게 되면 부양비 증가, 소비 위축, 숙련된 근로자의 단절과 같은 여러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50대 가장의 실직은 중산층의 붕괴와 가정 해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폭탄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