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중하다··· 강력하지만 품격있는 A8이 뜨겁게 다가온다”
아우디 ‘뉴 A8 4.2’를 며칠간 타면서 느낀 생각이다. 왜 그런지 A8을 뜨겁게 느껴봤다.
○세련되지만 적응은 필요한 디자인
신형 A8도 그런 디자인 전통을 잇고 있다. 너무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고 구형의 이미지를 계승한 점이 최근 경쟁 브랜드와 다른 점이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덜 신선해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손댈 곳이 없을 정도로 자동차의 황금비율을 실현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신형에서 주로 변한 부분은 헤드램프와 리어 컴비네이션 디자인이다. 독특한 형식의 아이라인은 인상적이기는 한데 처음 볼 땐 아름답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은 하이테크 분위기를 풍긴다. 어차피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이라 좋고 나쁨으로 쉽게 판단하기는 힘들다.
실내 디자인은 경쟁 모델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우선 실내등이 튜브타입 백색 LED로 구성돼 있다. 천장 좌우 측면에 배치돼서 은은하면서도 밝은 빛을 내는 것이 이채롭다. 8인치 대시보드 모니터는 전동식으로 수납이 되는데, 접었다 폈다 할 때 모터 작동음이 들리지 않는 게 신기했다. 그만큼 ‘럭셔리’와 ‘차별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실내의 치밀한 디테일이 좋아졌다.
다기능 스위치가 통합된 ‘MMI’는 위치와 디자인이 약간 변경됐는데 더 좋아졌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손을 움직여야 하는 범위가 커졌다. 뒷좌석 10.2인치 모니터는 벽걸이 TV같은 느낌을 주도록 돌출시켜 명품 이미지를 주지만 안전상 문제가 우려되기는 한다.
○배기량 늘리지 않고 더욱 강력해진 동력성능
가속력 테스트를 6차례 연이어 했지만 계속 같은 수치가 나와서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스테미너가 좋음을 입증했다. 아우디에서 처음 적용한 8단 변속기의 반응도 신속하고 동력전달감도 좋아서 4.2L 엔진의 능력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모습이다. 속도는 시속 210km까지 막힘없이 상승한 뒤 제한장치가 작동해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이전 모델에 비해 출력은 21마력, 토크는 0.5kg·m, 연료소비효율은 L당 0.8km가 각각 향상됐다. 경쟁 모델처럼 넉넉한 배기량이나 터보차저 같은 장치를 달지 않고도 밀리지 않는 동력성능을 보인 아우디에게 박수를 보낸다.
연비는 시속 80km 정속주행 때 L당 14km정도, 시속 100km는 13km. 시내주행은 6km 안팎으로 나왔다.
○안정감의 ‘달인’
핸들링은 콰트로 4륜 구동의 특성 때문에 민첩하다거나 차의 앞머리가 운전자의 의도대로 획획 돌아주는 능력은 후륜구동에 비해 약간 부족하다. 하지만 콰트로의 진가는 고속주행 중에 나타난다. 높은 속도에서 차선을 변경하거나 커브길을 돌아나갈 때의 느낌은 확실히 후륜구동차와는 다르다. 스케이트 날이 아스팔트를 파고들어서 견고한 라인을 잡고 돌아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KTX가 레일을 타고 시속 300km로 질주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운전자를 위한 최고의 배려
기본적인 외부소음 차단은 최고 수준이다. 외부로부터 완벽히 밀폐돼 있다는 느낌은 주행 중 쾌적함으로 이어진다.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세팅하고 다니면 거친 서울 시내의 도로도 부드럽게 타고 넘는다. 하지만 마냥 심심하고 조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스포츠세단으로 바뀐다. 엔진음과 배기음은 음악이라도 여겨질 정도로 딱 듣기 좋게 튜닝이 돼 있다. 오디오는 명품 뱅엔올룹슨인데 고음 중음 저음이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이긴 하지만 조화가 안되고 약간 따로 노는 듯해서 개인적으로 위화감이 느껴졌다. 이밖에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ACC)은 주행속도 0∼210km/h 범위 내에서 전방 250m까지 앞서 가는 차량에 대해 속도와 접근거리를 조절한다. 앞선 차량이 멈추면 뉴 A8을 정지시키고 잠시 멈췄던 앞차가 움직이면 뉴 A8도 자동으로 다시 움직여 운전피로도를 줄여준다.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를 해주는 레인 어시스트와 야간에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탐색해 보행자가 감지되면 경고도 해준다.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