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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北도발로 힘들때마다 日, 기다린 듯이 독도 자극

입력 | 2011-03-30 03:00:00

금강산 피격 - 로켓실험 - 대청해전 - 천안함 폭침…




동아일보 DB

일본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독도 영유권 주장과 왜곡된 역사를 담은 초중고교 교과서로 한일 관계를 악화시켰다.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이 북한의 대남 도발 때문에 어렵고 힘들 때였다. 일본 정부는 ‘내부적인 일정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영유권을 주장해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2008년 7월 11일 새벽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한국인 여성 관광객 박왕자 씨(당시 53세)가 북한군 초병이 쏜 총탄 두 발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극도로 경색됐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뒤인 14일 일본 정부는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내용이 들어간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 내용을 발표했다.

2009년 4월 5일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전 세계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안전을 우려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나흘 뒤인 9일 극우세력들로 이뤄진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한일관계사를 왜곡한 지유샤(自由社)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를 승인했다.

일본은 같은 해 12월 25일 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독도 영유권을 다시 주장했다. 불과 1개월여 전 북한이 서해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대청해전을 일으켜 정상회담 논의로 진전됐던 남북 관계를 다시 대결과 긴장 국면으로 몰고 가던 때였다.

지난해 3월 26일에는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천안함 폭침사건이 일어나 장병 46명이 전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인 모두가 슬픔에 빠졌지만 일본은 불과 4일 뒤인 30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이 중학교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고유영토로 표기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진 것은 2008년 5월 18일이었다. 당시는 광우병 파동으로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반정부 투쟁으로 확산되던 때였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