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핵심 측근인 무사 쿠사 외무장관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서방이 기대하는 카다피 정권 '이너 서클'의 동요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사실상 영국으로 망명, 사임 의사를 밝힌 쿠사 장관의 이탈은 리비아 반군이 세력을 넓혀가던 2월 말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에 이어 약 한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쿠사 장관은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는 등 서방에서 공부한 관료로 리비아의 외부안보기구(ESO)의 대표로서 사실상의 정보기관 수장 역할을 해 오다 2009년 개각에서 외무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카다피의 넷째 아들이자 국가안보 보좌관인 무타심의 멘토 역할을 해 왔다.
쿠사 장관이 사임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에 대해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서 기자들에게 그가 외교적 임무를 수행하려고 런던에 갔다며 망명 소식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더 타임스는 최근 '이너 서클' 반란의 잠재적 후보로 미국에서 교육받은 쿠사 장관을 친인척 몇 명과 함께 꼽은 바 있다.
이 신문은 '이너 서클' 내 반란의 잠재적 후보로 영국에서 교육받은 차남 세이프 알 이슬람과 넷째 아들 무타심, 군 정보국장인 처남 압둘라 세누시 대령 등을 꼽았으며 서방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핵심 측근들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쿠사 장관의 이탈은 정권의 2인자로 알려진 압델 파타 유니스 내무장관과 무스타파 모하메드 압델 잘릴 법무장관이 지난달 말 사임한 이후 약 한달만에 이뤄진 것이다.
잘릴 전 법무장관은 사임 후 반군측 국가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69년 카디피 주도의 쿠데타에 가담한 '혁명 공신'이었던 유니스 전 내무장관 역시 사임 후 반군에 가담했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던 지난달 말에는 두 장관의 사임과 별도로 카다피의 오랜 친구인 모하메드 샬람 주 유엔 대사를 비롯해 각국 주재 대사들의 이탈도 잇따랐다.
그러나 리비아 사태가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군 사이의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내전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한달간 측근들의 이탈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3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 공습 작전 이후 "카다피 집권세력 내의 추가 이탈자가 나올 수 있고, 카다피 패밀리내 분열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22일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개인적 차원의 행동인지는 모르겠으나 카다피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접촉해온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