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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교과서 독도 왜곡 파문]동북아역사재단 긴급토론

입력 | 2011-04-01 03:00:00

“日정부, 남쿠릴열도 - 독도 동일시 ‘일본 고유영토’ 교과서 명시 늘듯”




일본의 한 초등학교 모습. (위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동아일보DB

“앞으로 일본 초중고교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은 러시아 남쿠릴 열도(일본 측 호칭 ‘북방영토’) 수준으로 강경한 표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이 31일 서울 서대문구의 재단 대회의실에서 ‘긴급 진단-2011년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일본 교과서 독도 기술의 현황과 문제점’ 발표에서 위와 같이 전망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러시아의 남쿠릴 열도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북방영토는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러시아연방에 의해 점거돼 반환받아야 하는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수의 일본 교과서도 이 같은 주장을 반영한 상태다.

일본의 한 초등학교 모습. (위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동아일보DB


남 연구위원은 “일본은 이미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통해 남쿠릴 열도의 위치와 범위를 확인시키고 일본의 고유 영토라며 러시아연방에 의한 점거, 일본의 반환 요구 등을 적확하게 다룰 것을 지시했다. 독도에 대해서도 북방영토와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독도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주장’에 그치지 않고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확하게 표현한 교과서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역사교과서가 당초 “현재 일본 영토에 대해서는… ‘북방영토 외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와 센카쿠(尖閣) 열도를 둘러싼 문제’가 있다”며 북방영토와 독도 문제를 별개로 취급하는 듯 표현했다가 이번 검정 과정에서 지적을 받은 뒤 “북방영토와 함께 다케시마와 센카쿠 열도도 일본 고유 영토다. 일본해에 위치하는 다케시마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사이에 그 영유를 둘러싼 주장에 차이가 있어, 미해결의 문제로 되어 있다”고 바꿔야 했다. 북방영토와 독도를 같은 문제로 취급하고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포함시킨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리나 공민교과서에만 독도 기술이 등장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역사교과서에도 실렸다.

남 연구위원은 또 “이번 교과서는 영유권 주장에 관한 일본 측 근거를 처음으로 제시하는 등 독도 관련 기술이 구체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남 연구위원은 “그 근거라는 것이 학자들의 학술적 업적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일본 외무성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정부의 일방적 주장을 옮겼다는 점에서 우리가 반박할 수 있는 여지는 오히려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일본 교과서의 독도 기술과 역사 왜곡 문제점, 일본 시마네(島根) 현의 부교재를 활용한 독도 교육 효과, 한국의 독도 교육 실태 등을 폭넓게 점검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신주백 연세대 연구교수는 “일본이 (독도가)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교과서에 실은 것에 놀랐다. 이 때문에 일본은 센카쿠 열도나 남쿠릴 열도 문제와 함께 독도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철회할 수 있는 퇴로를 없앤 만큼 영유권에 대한 주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정보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일본 시마네 현의 영상을 활용한 교육 실태’를 발표하며 “시마네 현 초중등 학생들은 영상을 통한 교육을 받고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독도를 자기 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태열 고려대 교수는 ‘한국 교과서의 독도 기술 실태’를 발표한 뒤 “국내 독도 교육의 목표를 독도 그 자체에만 두지 말고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려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시설물 보강 외에 독도의 일출 영상 등을 방송에 내보내는 등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인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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