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는 14km 산행… 묵은 상념이 ‘훌훌’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이제 완연한 봄이다. 이때쯤이면 괜스레 야외로 나가고 싶고, 운동을 시작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공기 맑은 숲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경치 좋은 숲길을 걷는 것은 운동도 되고 나들이도 된다. 최근 자치단체들에서는 제주 올레길을 본뜬 걷기 좋은 길을 많이 조성하고 있다. 대전 충청 강원지역의 대표적인 ‘둘레길’을 소개한다. 》
김지완 기자 jwkim@donga.com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은 14.5km가 모두 황톳길로 조성돼 있어 맨발로 걷기에 좋다. 한 등산객이 맨발로 호젓한 황톳길을 걷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문인총연합회장인 김용재 시인의 ‘계족산 올라 보아라’ 일부다. 그는 계족산에 오르며 보이는 전경, 느끼는 감성을 서정적으로 노래했다. 그렇다. 계족산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대청호가 보인다. 산성과 고분군을 밟으며 서쪽으로 돌아서면 대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족산(鷄足山)은 ‘닭다리산’ ‘봉황산’이라고도 불렸다. 대전 대덕구와 동구에 걸친 높이 420m의 산으로 나지막하지만 막상 몸을 맡기면 경이로움이 있다.
숲 속을 맨발로 걷는다는 것은 상큼한 일이다. 계족산은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10km 이상을 황톳길로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2008년 여행전문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으로 뽑기도 했다.
이 길은 ‘에코-힐링 로드’로도 불린다. 자연과 생태(ecology)를 통해 몸을 치유(healing)한다는 뜻이다. 2006년부터 ㈜선양 조웅래 회장이 사비 등 20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 코스는 공원입구∼대청호갈림길∼이현동갈림길∼절고개∼임도삼거리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14.5km로 빠른 걸음으로는 2시간 반, 달리기로는 1시간∼1시간 반 소요된다. 중간에 도시락을 먹고 쉬엄쉬엄 걸으면 4시간 걸린다. 입구를 제외하곤 평탄한 황톳길로 이어져 걷기 편하다. 햇빛이 강하면 그늘로, 바람이 거세면 양지로 걸으면 된다.
○ 편하지만 경이로운 길
산행을 마무리하면 발바닥이 후끈거린다. 얼굴은 막 세수하고 나온 듯하다. 황톳길은 ‘걸음이 나 살린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 교통과 먹을거리(지역번호 042)
경부고속도로 신탄진 나들목에서 대전 방향으로 가다가 장동산림욕장 간판을 따라 15분 거리. 대전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택시로 30분 거리다. 74번 시내버스가 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띠울석갈비(계족산 입구 수자원공사 앞 627-4242), 꽁뚜(연축동 북경오리 483-9999), 복조리가든(연축동 오리진흙구이 622-5292), 할머니네집(민물새우탕 274-7107)
○ 행사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