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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반갑다! 저어새

입력 | 2011-04-01 03:00:00

월동 마치고 남동유수지 돌아와
조류단체 회원들 생태환경 정리




월동을 마치고 최근 국내로 귀환하고 있는 멸종위기1급 종인 저어새가 4년째 인천 남동유수지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인천 저어새 네트워크 제공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도심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1급(천연기념물) 저어새가 대만 등 따듯한 지역에서 월동을 마치고 둥지인 인천 남동유수지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4년째 탐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천 저어새 네트워크’는 “대만 홍콩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났던 저어새가 1, 2마리씩 남동유수지로 귀환하면서 11마리로 늘어났다”고 31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2000여 마리에 불과한 저어새는 3년 전부터 남동유수지로 날아들기 시작해 지난해 100여 마리로 불어난 상태다. 지난해 이들 저어새가 부화한 알 중에서 새끼 50마리가 정상적으로 자라났다. 사람 흔적이 드문 무인도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는 저어새가 연수택지지구, 남동공단 등이 몰려 있는 도심 속 유수지에서 둥지를 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인천 저어새 네트워크 회원들은 최근 저어새가 서식하는 유수지 내 200m² 남짓한 인공섬에서 정지작업을 펼쳤다. 쑥대 명화주 소리쟁이 등 둥지 재료로 활용될 식물과 나뭇가지를 갖다 주었다. 또 경사가 심한 인공섬 둔덕을 흙으로 다져 둥지 속 알이 물로 빠지지 않도록 해주었다.

회원들은 매일 조를 짜 유수지 주변에서 저어새 번식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 청소년 대상의 생태교육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이 단체는 올해 시민 성금을 거둬 컨테이너 탐조대를 만들 계획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혜경 정책실장은 “대만의 경우 저어새 번식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정부나 인천시는 희귀 번식지인 남동유수지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저어새 네트워크는 8∼14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중앙전시실에서 남동유수지 저어새 장면을 담은 생태 사진전을 연다. 자동차 소음, 악취 나는 수질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이어가는 저어새 사진 5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032-426-2767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