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공동구매 12명중 5명행운의 티켓 사던날 참여안해… “개평 줘야한다” 동정론 일어
미국판 로또인 ‘메가밀리언스’에서 3억1900만 달러(약 3480억 원)의 초대박 당첨자들이 나왔다. 당첨금은 메가밀리언스 사상 역대 5위 규모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당첨금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공개한 사연이 흥미롭다. 뉴욕 주 올버니에 있는 주정부에서 정보통신 담당 공무원으로 일하는 동료 12명은 4년 전부터 매주 2달러씩을 내고 복권을 공동 구매해 왔다. 물론 당첨될 경우 당첨금은 균등하게 나누자는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행운의 티켓을 사던 지난달 25일 어찌된 일인지 5명은 복권을 사지 않았다. ‘이날따라 별로 운이 따르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2달러씩 낸 7명만이 1인당 1900만 달러(약 207억 원·세금을 뺀 금액)씩을 수령해 갔다.
행운의 복권을 대표로 구입한 마이크 바스 씨(63)는 편의점에서 복권을 구입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번호를 직접 기입하는 것과 자동으로 기계가 부여하는 ‘퀵픽’ 중 후자를 선택한 바스 씨. 그는 “내 순번이 왔는데 갑자기 진열대 우측에 있는 초콜릿바가 먹고 싶어 살짝 몸을 기울인 사이 뒷사람이 일종의 새치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그냥 참고 다음 순서를 기다렸더니 행운이 찾아왔다는 것. 새치기가 없었다면 뒷사람이 행운을 차지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미국 내에서는 4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5명에게도 ‘개평’이 주어져야 한다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 불운의 주인공 중 한 명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첨되려면 돈을 내고 참가하라는 평범한 진리를 따르지 않은 내 잘못 아니겠느냐”며 아쉬워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