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항일 의병활동 흔적 지워가며 역사왜곡

심정섭 씨가 3일 공개한 조선총독부 총독 명의의 족보발간 허가증. 일제 검열관은 허가증을 내준 이후 진주 강씨 족보를 2년 정도 검열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일제는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가문의 족보까지 가위질했습니다.”
상하이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백강 조경한 선생의 외손자이자 구한말 의병 주촌(舟村) 심의선 선생의 증손자인 심정섭 씨(68·광주 북구 매곡동)는 3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등 역사 왜곡과 관련해 빛바랜 한 통의 엽서를 공개했다.
이 엽서는 1934년 8월 30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에 사는 강모 씨가 조선총독부 경무국 도서과 김모 검열관으로부터 받은 것. 가로 9.1cm, 세로 14.2cm 크기의 이 엽서에는 “진주 강씨 문중에서 신청한 족보인 진산세가를 1년 9개월 동안 살펴보고 보완작업을 해 발간을 허가한다”고 적혀 있다. 강씨 문중은 1932년 11월 30일과 1926년 8월 24일 조선총독부 총독으로부터 이미 족보 발간을 허가받은 상태였다. 그런데 도서과 검열관들이 2년 정도 족보 내용을 꼼꼼히 검열한 것.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