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장 상무
가장 최근에 강남권 중소형 빌딩 매수 붐이 일었던 시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다소 회복할 즈음인 2009년 하반기와 그 이후 다소 주춤하다가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진행되던 지난해 하반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시기에 개인자산가들이 강남권 중소형 빌딩을 매수한 이유는 판이하다. 2009년 하반기에는 금융위기 이후 빌딩 매매가격이 급락하였는데, 이때 시세차익 목적으로 ‘급매물’로 나온 중소형 빌딩을 매입한 사례가 많았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저금리와 경기회복으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자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차원에서 중소형 빌딩을 매입한 개인자산가가 많았다. 이렇듯 개인자산가들은 매입 시기에 따라 매입 목적이 확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최근 개인 자산가들의 중소형 빌딩 투자는 어떤 형태로 이뤄지고 있을까.
첫째, 언론과 연구기관들이 발표하고 있듯이 국내 오피스시장이 향후 공급량 증가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임대수익 또한 하락할 것이라는 것을 개인자산가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연구결과는 중심지의 대형빌딩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가들은 임차인의 성격이 다른 중소형 빌딩은 다른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이들 지역에 투자하는 중소형 빌딩의 규모는 대체로 대지면적 400∼500m² 이상이 선호된다. 주변 지역의 개발로 수혜를 본다면 향후 당연히 가격이 상승할 것이며, 낡은 중소형 건물이라면 신축을 하더라도 대지면적 400∼500m² 이상은 되어야 제법 규모 있는 건물을 신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현재의 임대수익이 낮다고 하더라도 향후 지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 투자의 목적이다. 중심지를 벗어난 지역이라고 해서 임대수익이 월등히 우수한 것은 아니다. 다소 차이는 있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향후 시세차익이 나지 않는다면 투자는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요약하자면 개인 자산가들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강남권 등 중심지 대형 빌딩에 투자하는 것은 꺼리는 편이다. 그 대신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현재 임대수익이 낮더라도 향후 대규모 지역개발이 예상되는 지역 주변에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한다. 대지면적은 400∼500m² 이상의 부동산이 주를 이룬다.
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장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