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인천 신명여고를 찾아 학생들에게 전통 차의 우수성과 차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예절교육을 받는다는 부담 때문인지 학생들은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이사장의 정감 있는 말투와 설명에 금세 우리 차의 향기에 젖어들었다.
“동양화에 여백이 있듯이 찻잔을 잡을 때는 손으로 전체를 움켜쥐지 말고 공간을 보여줘야 해요.”
김은지 양(15)은 “차를 마시고 따르는 예법을 통해 올바른 인성에 대해 배운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차문화협회는 신명여고를 시작으로 올해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차 예절교육을 한다. 지난해에는 인천여고 등 12개 학교를 돌며 4000여 명에게 차를 통한 예절교육을 실시했다.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 11호 규방다례 기능보유자인 이 이사장은 ‘생활 예절 전도사’로 통한다. 2000년부터 한국차문화협회 인천지부(지부장 최소연)와 함께 학교현장을 돌며 청소년들에게 한국 전통 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예절교육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차를 통해 예절교육을 한 인원은 청소년과 성인을 합쳐 30만여 명에 이른다. 제주도에서부터 민통선 대성동마을까지 12년 동안 올바른 심성을 길러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은 것.
“어린이나 청소년은 아직 습관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라 차 문화를 익히면 이를 통해 일반 생활 예절까지 내면화할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커피에 빠져 있지만 차는 현대인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뇨작용에 좋아 피부를 맑게 합니다.”
특히 차를 마시다 보면 감각이 살아나고 감성이 발달해 사물에 대한 주의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한 잔의 차를 마시기 위해 물이 끓는 소리를 듣고, 찻잔을 쥔 손에는 따뜻한 차의 촉감이 전달되죠. 또 눈으로는 색깔을, 코로는 향기를, 혀로는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 이사장은 1979년 한국차문화협회의 전신인 한국차인회(1979년)를 지인들과 함께 조직하면서 본격적으로 차문화 보급 운동을 전개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