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 이 박사는 2년간 연구해 온 붉은 멍게의 생태에 대한 논문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이 논문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에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붉은 멍게의 생태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가 없어 독창성과 희귀성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박사는 막상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들이고 보니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2년간 연구했던 핵심 자료들을 공개하게 되면 자신의 연구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6일 그가 공개한 자료들은 어뢰 추진체의 붉은 물체가 붉은 멍게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박사가 붉은 멍게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2년 전 붉은 멍게 양식화 방법을 찾아 달라는 동해 어민들의 요청을 받고서다. 그는 아직 양식화 방법을 찾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SCI에 논문을 등재하려는 것도 연구 실적에 대한 격려금을 받아 붉은 멍게 양식화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다.
이 박사는 일부 언론이 접촉했다는 양식업자 등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붉은 멍게를 연구하는 학자는 국내에 나뿐인데 일부 언론이 만났다는 양식업자는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