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햄전 해트트릭 후 심한 욕설
2경기 출장정지·코카콜라 계약 취소
아데바요르 득점후 상대팬 조롱 징계
악동 바튼, 거수경례 세리머니 논란축구에서 골과 세리머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안 된다. 일종의 예의 차원이다. 누군가의 기쁨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슬픔이 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높은 수위의 징계가 내려지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해당국 협회나 리그 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논란 세리머니’를 살펴본다.
○ 세기의 ‘악동’ 웨인 루니
박지성의 복귀전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관심을 끈 2일(한국시간) 맨유와 웨스트햄의 EPL 런던 대결. 당시 루니는 해트트릭을 작렬하며 0-2로 뒤지던 팀에 4-2 역전승을 안겼다.
기쁨이 과했을까.
흥분에 가득 찬 루니는 TV 중계 카메라를 향해 ‘F'로 시작되는 욕설을 퍼부어 주말 오후 경기를 방송으로 지켜보던 전 세계 팬들을 황당케 했다.결국 루니에게 내려진 징계는 2경기 출장 정지. 맨유는 곧바로 항소했으나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루니는 9일 풀럼전을 비롯해 맨체스터시티와 FA컵 준결승전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코카콜라와 스폰서 계약이 취소되며 막대한 금전적 손해도 함께 입게 된 루니는 “웸블리구장에서 열릴 FA컵 4강전을 뛸 수 없어 말할 수 없이 비참한 기분”이라며 “카메라에 욕설을 한 선수가 내가 처음이 아닐텐데 지나친 결정으로 보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만한 내용은 자제하는 게 좋을 듯 하다.
루니가 뉴캐슬전에서 욕설 파문을 일으킨 시즌에 맨유의 주장 게리 네빌도 세리머니 징계 처분을 받았다.
2006년 1월 맨유가 라이벌 리버풀과의 대결에서 팀 동료 리오 퍼디낸드가 결승골을 터뜨리자 상대 서포터스를 향해 달려가 맨유 엠블럼에 키스하는 격정의 세리머니를 했다.
물론 논란을 빚을만한 세리머니가 아니었던 터라 징계 수위는 낮았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던 네빌은 벌금 5000파운드, 당시 환율로 850만 원 정도를 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입스위치타운 미드필더 데이비드 노리스는 2008년 11월 음주 교통사고로 어린이 두 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동료 축구선수 루크 매카믹을 위해 수갑 세리머니를 펼쳐 구설에 올랐다. 노리스는 두 팔을 교차하며 마치 수갑을 착용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러나 수갑 세리머니는 여기서 그친 게 아니다. 이에 앞선 2008년 3월 에버턴의 호주 출신 공격수 팀 케이힐은 폭행죄로 연행된 동생을 위해 역시 수갑을 차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난 해 8월에는 루니 못지않은 악동으로 정평이 난 뉴캐슬의 조이 바튼이 애스턴 빌라와홈 경기에서 6-0 대승의 시발점이 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한 팔을 들어올리는 거수경례로 도마에 올랐다. 2005년에도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클럽 라치오의 캡틴이던 디 카니오가 AS로마전에서 골을 넣고 마치 무솔리니 시대를 연상시키는 파시스트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을 빚기도 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