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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산집법’암초 부닥치다

입력 | 2011-04-11 03:00:00

구미 LCD TV 생산라인 평택으로 옮기려니···




LG전자가 경북 구미시에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TV 생산라인을 내년 경기 평택시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가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으로 난관에 부닥쳤다. 10일 지식경제부와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LCD TV 생산라인을 구미에서 평택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이 급속하게 변하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특성상 연구개발(R&D) 시설과 생산라인을 한곳에 둠으로써 의사결정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 논란을 계기로 한나라당 김태환(경북 구미을) 김성조 의원(구미갑) 등 구미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이 이를 ‘지방 공동화(空洞化)’ 사례로 주장하며 “대책 없이 공장을 이전해선 안 된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지경부 관계자는 “LG전자의 TV 생산라인 이전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평택지원특별법)’의 지원을 받도록 돼 있다”며 “산집법과는 무관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LG전자의 평택 이전이 산집법과 상관이 없는데도 지방 국회의원들이 수도권 규제완화 이슈에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LG전자는 평택 이전계획이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에 엮인 것에 대해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미 TV 생산라인의 평택 이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산집법 논란)로 요즘 골치가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 회사는 이미 2009년 구미에 있던 LCD TV R&D 인력 600명을 평택으로 옮겼다. 고급 R&D 인력들이 주거환경이 좋고 자녀 교육에 유리한 수도권 근무를 선호해서다. 이번에 생산라인을 옮기면 평택으로 이동하는 생산인력은 최대 500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정부와 구미시 측에 TV 생산라인을 이전하더라도 태양광전지나 디스플레이패널 등 대체 투자는 구미공장에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평택에는 ‘평택지원특별법’에 따라 평택역에서 평택항으로 연결되는 철도와 물류단지, KTX 환승역(지제역) 등 각종 국가 지원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게다가 평택항이나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삼성전자도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 내 392만 m² 터에 반도체 및 신수종사업 생산시설을 지을 것이라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평택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산라인을 모두 유치하면 상당수 협력사도 한꺼번에 따라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구미시는 이를 적극 반대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 간 이권 다툼에 기업들만 골병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규칙 ::

정부는 수도권 내 공장 신·증설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산집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첨단업종에 해당하면 기존 공장의 면적을 최대 200%까지 증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