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여야 합의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혼자만 출석시켜 현안 질의를 하는 본회의를 12일 열기로 했다. 최 장관이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8일의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때 출석하지 않은 것을 혼내주려는 본회의다. 민생 법안이 쌓여 있을 때도 국회 문을 닫아놓고 있다가 장관 버릇 고치는 일에는 팔뚝을 걷어붙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울 정도다.
물론 국무위원은 국회의 요청이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석해 답변해야 한다. 국제회의 참석 때문에 불참이 불가피했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사전에 정중히 양해를 구했어야 옳다. 최 장관은 여당인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한테는 미리 공문을 보내고 출국 하루 전인 5일 찾아가 양해를 구했으면서도 야당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는 출국 5시간 전에 전화로 불참을 알렸다고 한다. 최 장관은 취임 후 첫 대정부질문이 있던 2월 임시국회 때도 해외로 출국한 뒤 본회의 당일에야 여야 원내대표에게 차관을 보내 불참을 통보한 전력이 있다.
그렇다고 국회가 최 장관을 혼내기 위해 당일치기 본회의를 여는 것은 황당하다.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실태를 보면 최 장관의 잘못을 따질 자격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6일과 7일의 본회의 대정부질문 때 전체 의원 296명 가운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은 6일 67명, 7일 45명에 불과했다. 매번 비슷하게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법안 심의나 표결 때도 마찬가지다.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이 18대 국회의 의안(議案) 표결 참석률을 조사한 결과 1차 연도엔 68%, 2차 연도엔 64%로 D학점 수준이었다. 심지어 자신이 발의한 법안 표결에 불참한 의원들도 있다. 미국 상·하원의 의안 표결 참석률은 9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