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에는 한반도와 일본, 동부 중국과 극동 러시아가 그려진 초대형 화면이 있다. 전국에 설치된 공군 레이더가 잡은 모든 항적(航跡)이 표시된다. MCRC에는 다른 나라가 띄운 한국행 민항기 정보도 들어온다. 그러나 중국 북한 일본 러시아는 군용기와 관련된 운항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의 항적은 ‘미식별(未識別) 항적’이 된다. 근무자들은 특히 북한 지역에 나타난 미식별 항적을 주시한다.
▷MCRC는 전구(戰區)항공통제본부(TACC)와 같이 움직인다. 공군은 우리나라 주변에 ‘전술조치선’을 정해놓고 있다. 미식별 항적이 전술조치선을 넘으면 TACC는 전투기 출격을 명령하고 공작사령관(중장)에게 알려 요격 여부를 결정하게 한다. 영공(領空) 수호의 책임자인 공작사령관은 과장해 표현하면 ‘햄버거로 식사하고 의자에서 졸면서’ 근무해야 할 정도로 작전에 전념해야 한다.
▷항공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현대 항공전은 단일 사령부에서 지휘한다. 2003년 이라크전쟁 때 미국 중부공군사령부는 미 공군기와 항공모함에 실려 온 미국과 영국의 해군기, 다른 동맹국 공군기를 통합 지휘했다. 한국군에 전시작전통제권이 반환돼도 한반도가 전쟁 상태가 되면, 한미 양국은 주한 미7공군사령관(중장)을 정(正)사령관으로, 한국 공작사령관을 부(副)사령관으로 한 ‘공군구성군사령부’를 구성한다. 이 사령부는 한미 공군기와 미 해군기 등을 통합 지휘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307대로라면 유사시 4성 장군인 한국 공군총장이 미 3성 장군의 지휘를 받게 된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