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했던 주인 뒤늦게 기억… 고물 수거업자 부부 입건
8일 오후 1시 반경 고물 수거업자 이모 씨(47)가 부인과 함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임모 씨(40) 횟집에서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보일러실 천장을 뜯어내던 순간 이 씨 눈에 가방 2개가 들어왔다. 들어보니 가방이 묵직했다. 조심스럽게 열어 본 가방 속에는 1만 원권을 150장씩 묶은 돈 뭉치 136개(2억400만 원)가 들어있었다. 식당일이 바빠 은행에 갈 시간이 없었던 임 씨가 남몰래 숨겨놓은 현금다발이었다. 임 씨가 4년째 매일 번 현금을 며칠씩 모아 천장 위 가방 속에 숨겨뒀던 것. 이 씨 부부는 가방 두 개를 자신의 1t짜리 화물차에 싣고 그대로 도망갔다.
돈 가방을 천장에 뒀다는 사실을 뒤늦게 기억해 낸 임 씨는 철거 작업이 시작된 지 1주일이 지나서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 피해 금액이 큰 데다 신고가 다소 늦게 접수된 점 등으로 미뤄 허위 신고일 가능성도 의심했다. 하지만 천장에서 이 씨 발자국이 발견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고물을 찾던 중 천장에 돈다발이 있어 훔쳤다”고 말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11일 특수절도 혐의로 이 씨와 부인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