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아트전 ‘피처링 시네마
호주 작가 트레이시 모팻의 ’엄마’. 코리아나미술관 제공
서울 강남구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에서 5월 31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브루스 코너, 임민욱 씨 등 국내외 작가 9명의 영상 작품을 ‘파괴와 조합의 미학’ ‘네버 엔딩 스토리’ 등으로 나누어 보여준다. 우선 실험영화 감독과 작가들에게 영향을 준 미국 작가 코너의 영상이 눈길을 끈다. 그는 콜라주 기법을 영화에 적용해 뉴스, 영화, TV, 광고, 포르노 등을 무작위로 편집한 파운드 푸티지 필름(Found footage film)을 개척한 인물. 이번에 소개된 1961년 작 ‘코즈믹 레이(Cosmic Ray)’에선 만화영화와 광고 등의 이미지와 나체로 춤추는 여인의 모습 등 이질적 영상이 뭉뚱그려지면서 지각의 교란을 일으킨다.
이와 달리 유사한 의미를 가진 영상 이미지를 조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업도 있다. 호주 작가 트레이시 모팻의 ‘엄마’는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 중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를 다룬 상투적 장면을 모아 20분 길이 영상으로 재편집한 작품이다. 웹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노재운 씨는 자신이 수집한 필름 누아르 영화 49편을 압축 편집해 관객이 임의로 골라 보도록 했다. 독일의 크리스토프 지라르데와 마티아스 뮐러, 올리버 피에치도 꿈과 환각, 거울 등 특정 모티브를 주제로 영화 속 이미지를 재배열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