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바니아스 포위… 인권단체 “200명 넘게 숨져”
“‘하마의 참극’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반정부 시위가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 군과 경찰이 한 도시를 탱크로 봉쇄하고 무차별 사격을 가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 정권은 1982년 2월 하마라는 이름의 도시를 포위한 뒤 시민 4만여 명을 학살한 바 있다.
12일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리아 군과 경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280km 떨어진 해안도시 바니아스를 10일부터 포위했다. 바니아스 인근 마을인 바이다와 베이트즈나드 역시 봉쇄돼 군인들로부터 무차별 총격을 받고 있다. 바이다의 한 주민은 “마을을 향해 기관총탄이 비 오듯 날아오고 있다”면서 “전기와 대부분의 전화선이 끊겼고 바깥에 나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군경의 봉쇄로 주민들은 먹을 것이 떨어져 굶주림을 호소하고 있다. 바니아스에서는 여성 5000여 명이 12일 도시 입구 도로에서 전날 체포된 수백 명의 남자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1982년 하마 시 살육은 바샤르 알아사드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자행했다. 당시 200대의 탱크를 앞세운 비밀경찰과 특수부대는 무장봉기를 일으킨 무슬림형제단의 본거지 하마 시를 27일간 포위한 채 폭격기를 동원해 사흘간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다. 이어 대포 공격을 한 뒤 기갑부대와 특수부대가 들어가 소수 생존자들을 현장에서 즉결 처형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