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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軍, 탱크로 도시봉쇄 무차별 사격

입력 | 2011-04-14 03:00:00

반정부 시위 바니아스 포위… 인권단체 “200명 넘게 숨져”




“‘하마의 참극’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반정부 시위가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 군과 경찰이 한 도시를 탱크로 봉쇄하고 무차별 사격을 가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 정권은 1982년 2월 하마라는 이름의 도시를 포위한 뒤 시민 4만여 명을 학살한 바 있다.

12일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리아 군과 경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280km 떨어진 해안도시 바니아스를 10일부터 포위했다. 바니아스 인근 마을인 바이다와 베이트즈나드 역시 봉쇄돼 군인들로부터 무차별 총격을 받고 있다. 바이다의 한 주민은 “마을을 향해 기관총탄이 비 오듯 날아오고 있다”면서 “전기와 대부분의 전화선이 끊겼고 바깥에 나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군경의 봉쇄로 주민들은 먹을 것이 떨어져 굶주림을 호소하고 있다. 바니아스에서는 여성 5000여 명이 12일 도시 입구 도로에서 전날 체포된 수백 명의 남자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시리아 민주화 운동단체인 ‘다마스쿠스 선언’은 지난 3주간 시위 과정에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시리아 정부에 제재를 가하라고 아랍연맹에 촉구했다. 미국 정부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등은 성명을 내고 평화적인 시위대를 잔인하게 진압하는 시리아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1982년 하마 시 살육은 바샤르 알아사드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자행했다. 당시 200대의 탱크를 앞세운 비밀경찰과 특수부대는 무장봉기를 일으킨 무슬림형제단의 본거지 하마 시를 27일간 포위한 채 폭격기를 동원해 사흘간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다. 이어 대포 공격을 한 뒤 기갑부대와 특수부대가 들어가 소수 생존자들을 현장에서 즉결 처형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