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위의 ‘뉴 스타’ 군단한국 패션 ‘뉴 파워그룹’으로
요즘 스타일리스트는 더이상 무대 뒤 스타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연예계 활동에 대한 조언은 물론, 스타의 결혼식도 진두지휘한다.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왼쪽)과 배우 이미숙은 단순히 스타일링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는 사이를 넘어서 함께 패션사업을 이끌고 있다. CJ오쇼핑 제공
대중의 욕망을 꿰뚫어보는 사람
스타일리스트란 모델의 머리 스타일부터 의상, 구두, 액세서리 등을 서로 조화롭게 꾸며주고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아주는 패션계 전문직이다. 무(無)의 상태에서 어떤 영감을 갖고 새로운 의상을 창조해 내는 사람이 의상 디자이너라고 한다면 스타일리스트는 기존의 것들을 독창적인 콘셉트로 새로운 이미지와 스타일로 만들어 낸다.
이효리, 임수정의 스타일을 맡고 있는 한혜연 스타일리스트는 “요즘 스타일리스트는 단순히 패션 스타일링뿐 아니라 광고 촬영이나 프로모션 행사 콘셉트를 잡는 감독 역할까지 한다”며 “일부 톱 스타일리스트들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작 국내에서 스타일리스트란 직업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 5, 6년 새 일이다. 그 전에는 흔히 ‘코디’라 불리며 연예인들의 옷심부름을 하며 로드 매니저보다 더 낮은 대우와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거대화, 전문화되어가면서 유명 연예인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스타일리스트들은 과거 ‘스타의 시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현대 패션의 이미지 메이커이자 트렌드세터로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김남주의 ‘여왕룩’으로 명성을 얻은 김성일 스타일리스트는 “예전에는 연예인 측에서 이런 이런 스타일을 구해달라고 했지만 요즘은 스타일리스트에게 극중 캐릭터를 분석해서 스타일링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타 못지않게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도 받는다. 각종 케이블TV 패션 관련 프로그램이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섭외 1순위다. 워너비 스타들을 탄생시키는 스타일리스트는 이제 그들만의 개성과 감각으로 ‘아이콘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셈이다.
패션쇼에서 런웨이 위 모델만큼 미디어의 주목을 끄는 이들은 바로 쇼 관람석의 첫 번째 줄에 앉은 인사들이다. 과거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패션잡지 편집장, 바이어들이 그 자리에 앉았다면 요즘은 스타일리스트들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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