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오픈 첫날 파4 홀서 16타 ‘대형사고’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다르다. 매치플레이가 아닌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아무리 짧은 거리도 컨시드(일명 퍼트 OK) 없이 홀아웃해야 한다. 재미동포 나상욱(28·타이틀리스트)은 아마추어의 ‘양파 배려’가 아쉬웠을 것 같다.
15일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의 TPC샌안토니오 AT&T 오크스 코스(파72·752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 1라운드. 8번홀까지 1언더파를 치며 순항하던 나상욱은 9번홀(파4·474야드)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한 홀에서만 무려 12오버파, 타수로는 16타를 친 것이다.
7번째 샷부터는 수풀을 탈출할 때까지 스스로도 몇 타를 쳤는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마치 필드하키처럼 공을 굴리고 다녔다. 나중에 집계한 결과 13번째 샷 만에 겨우 러프지역으로 공을 빼냈다. 이후에도 ‘악몽의 9번홀’을 마치기에는 3타가 더 필요했다.
9번홀 스코어가 확정되는 과정도 가히 코미디였다. 나상욱 본인은 14타인 줄 알았다가 대회 조직위로부터 15타라고 통보를 받았고, 라운드 후 비디오를 돌려본 뒤에야 16타인 것을 최종 확인한 것. 하지만 나상욱은 후반에 버디 3개를 잡아 출전선수 144명 중 꼴찌가 아닌 공동 140위(8오버파 80타)로 첫 라운드를 마쳤다.

나상욱은 “억세게 운 나쁜 한 홀이 대회 전체를 망쳐버렸다”며 “만약 2번째 드라이버샷이 수풀에 들어갔을 때 언플레이어블 선언을 한 번 더 하고 다시 티샷을 했다면 8타 정도로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