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자생하는 쑥은 40여 종. 강화쑥이라고도 불리는 사자발쑥의 효능이 가장 뛰어나다. 잎이 돋아날 때 사자발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닷가의 강렬한 햇빛과 바람의 영향을 받아 내륙의 쑥에 비해 키가 작고 정유(精油) 성분의 함량이 높다. 정유는 쑥의 잎 줄기 뿌리에 포함된 향기가 강한 휘발성 기름이다.
서해안의 해풍과 바다안개를 맞은 쑥은 염분을 머금고 있어 오랫동안 달인 후 먹어보면 짠맛이 돈다. 이런 이유로 내륙의 쑥에 비해 소염작용과 어혈을 치료하는 효능이 뛰어나다.
약용으로 채취한 쑥은 약성이 강하다. 1∼3년 묵혀 쓰면 쓴맛이 가셔 먹기 편하다. 꽃이 피고 난 뒤 채취한 쑥은 외용약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쑥의 기운은 따뜻하고 맛은 쓰면서 맵다. 아랫배에 차고 습한 기운이 뭉쳐 생긴 어혈을 풀어주어 특히 여성에게 좋다. 자궁을 따뜻하게 해주고 하혈을 멈추게 한다. 또 생리를 고르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임신 중에 배가 아프고 하혈이 생기면서 유산의 조짐이 있을 때도 약으로 쓰인다.
생리가 고르지 않거나 생리통이 있는 경우에 쑥을 진하게 달여서 농축시킨 후 물엿이나 수수엿을 넣어 1일 2회 한 숟가락씩 먹으면 좋다. 살균 항균 살충작용도 한다. 쑥 달인 물을 피부에 바르면 습진 같은 피부병을 없애고 피부재생 효과가 크다. 또 산후 회음부 절개부위가 잘 아물지 않을 때와 치질이 생겼을 때 쑥을 달인 증기를 쏘이면 상처가 빨리 아문다.
이런 좋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열성 체질이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쑥을 먹으면 발열 두통 구역질 발진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오수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