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 ‘아름다운 것 2’ 무용수 기량 ★★★☆ 안무 ★★★☆
파드미니 체투 씨는 자신의 신체를 극한까지 활용하는 실험을 전개했다. 페스티벌 봄 제공
홀로 무대에 등장한 체투 씨는 몸에 일정한 제한을 둔 채 움직였다. 아킬레스건을 팽팽히 당겨 발목을 꺾었다. 손은 꼿꼿이 펴거나 주먹을 쥔 채 허공을 갈랐다. 그러면서도 공기를 비껴나가듯 아주 느리고 유연하게 움직였다.
발을 끌며 걷거나 사지로 바닥을 짚으며 나아가는 동작, 바닥을 뒹굴거나 팔을 젓는 동작이 반복됐다. 시간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느리고 작았던 동작은 조금씩 빨라지고 커졌다. 공통점은 동작마다 신체의 각 부분이 기하학적 형상을 그린다는 것이다. 반주음악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채 약 60분 동안 동작 9개와 옷을 갈아입는 행위가 네 번 등장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각 동작을 적절히 분절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을 자신의 몸을 실험도구로 삼아 모색해나가는 과정에 관객을 참여시켰다. 관객이 이 작품을 보고 감탄했다면, 한 무용수가 신체의 관절과 근육 하나하나를 완벽하고 세심하게 파악하고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에 도달하는 징검다리로서의 작품에 가까웠기에 명쾌한 답을 주는 공연이 아니라는 아쉬움은 남았다. 하지만 실험을 거듭하며 한계를 넘나드는 무용가의 몸 하나만은 관객이 기대했던 ‘아름다운 것’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