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SCI’ 인문사회과학 분야 KCI지수 분석 첫 공개

한국연구재단은 KCI에 등재된 인문 사회과학 분야 논문 5만6030건을 분석한 논문인용지수(IF·Impact Factor)를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KCI 인용지수는 미국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처럼 국내 학술지의 영향력을 평가하기 위해 재단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지수로, 분석 결과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이 2006∼2007년에 등재된 논문을 조사한 결과 76.7%가 다른 논문에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다. 이번 조사는 자기 논문을 인용한 횟수도 포함하므로 저자 본인조차 참고하지 않는 논문이 10편 중 8편인 셈이다.
인문학 학술지 402권 중 17권(4.2%), 사회과학 학술지 489권 중 23권(4.7%)에 실린 논문은 후속 연구자가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 학술지로서 최소한의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과학기술을 전공하는 국내 연구자의 논문은 미국의 SCI를 통해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사회과학 분야의 논문은 주로 국내 학술지에 발표하는 데다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 같은 지수가 없어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힘들었다.
교수 임용이나 승진 심사 때도 논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양적 평가에만 비중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 인문대는 교수 평가 때 단독 저자 논문에 100점, 두 명의 공동저자 논문에 70점을 주는 식이다.
연구재단은 “그동안 계량 평가로 인한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됐다. 앞으로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논문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어 교수와 학자를 평가하는 풍토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단은 2009년 이후의 논문 데이터베이스도 확충해 학술지와 논문인용지수를 매년 발표하고 인용지수가 계속 낮은 학술지는 등재를 취소할 계획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 KCI 인용지수 ::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 및 등재후보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국내 다른 연구진이 얼마나 인용했는지 보여준다. 학술지 논문의 인용 횟수를 논문 수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특정 학술지에 실린 논문 10편이 다른 논문에서 모두 5번 인용됐다면 인용지수는 0.5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