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정부-지자체에 건축규제 완화 협조요청… 속도가 문제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무허가 판잣집과 영세 가구공장 등으로 채워진 서울 서초구 내곡동 일원 헌인마을 터를 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다 최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환경이 악화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본보 19일자 A1·4면 참조
A1면 “건설사 지원해달라” 금융위원장 한마디에…
A4면 8개은행 ‘배드뱅크’ 출자 참여… ‘10조 PF 부실채권…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 일대 13만2379m² 터에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조성하는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은 당초 최고 7층 높이의 220∼290m²짜리 아파트 285채와 500∼600m² 규모의 고급 단독주택 67채 등 총 352채를 짓는다는 구상이었다.
서울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헌인마을 건축규제 완화와 관련해 정해진 방침은 없다”면서 “다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변경 인가를 검토하게 되더라도 현재 위원회 규정상 동일 프로젝트에 대한 5년 내 안건 재상정 금지 조항이 있어 어떻게 반영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19일 규제 완화 등 구체적인 낭보를 기대하고 해당 지자체인 서초구청 관련 부서를 찾은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아직 움직임이 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구청이 실시계획인가를 빨리 내려주면 땅값에 대한 감정액이 달라지면서 PF 대출연장 추가 담보 조건이 달라지는 등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고위 관계자도 “규제 완화 조치가 얼마나 빨리 적용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규제 완화 조치가 본격 추진되면 PF 사업 규모가 큰 건설사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 지자체의 협조로 규제 완화 조치가 실제로 시행되면 사업성이 좋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PF 대출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건설사들을 돕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