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석 사회부
조 씨는 열 살 때 집 앞에서 놀고 있던 중 군용트럭이 자신을 덮치는 바람에 오른손목 아래를 잃었다.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된 그는 좌절감에 방황도 많이 했다. 막노동판에서는 손이 없어도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삽을 들고 가 현장반장 앞에서 삽질부터 해보였다. 하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그는 20여 년 전 배운 조각으로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게 됐다.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벌써 31회째를 맞이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에서 차별을 받아야 하는 사례는 이미 당연한 일처럼 굳어 버린 지 오래다.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는 251만여 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국내 장애인 실업률은 8.3%로 전체 실업률보다 갑절 이상 높다. 실업 장애인 중 65.9%는 고령과 장애로 인해 제대로 일을 하기 힘든 실정이다. 취업 장애인들의 생활도 만만치 않다. 근로소득은 월평균 115만6000원에 불과하다. 지적장애인은 23만2000원밖에 벌지 못한다. 아직까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싸늘한 사회의 시선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강경석 사회부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