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엔 공, 한 손엔 휠체어바퀴힘껏 미니 헉 제자리서 팽그르~
휠체어농구 강팀이 되기 위해선 한두 스타의 힘이 아닌 탄탄한 조직력이 필요하다.본보 유근형 기자(오른쪽)가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우승을 꿈꾸는 홀트 팀 훈련에 동참해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휠체어농구에서 공을 다루는 기술은 두 번째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휠체어를 자유자재로 다루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아이스하키에서 스케이팅 실력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2010∼2011시즌 프로농구 챔피언을 다투고 있는 KCC 허재, 동부 강동희 감독이 체험한 뒤 울고 갔다는 휠체어농구에 기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열리는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출전을 준비 중인 고양시청 홀트팀의 훈련에 15일 동참했다.
○ 굴욕의 연속
첫 과제는 휠체어를 탄 채 공을 튀기며 전진하기. 말은 쉬운데 막상 대면한 현실은 암담했다. 두 손으로 휠체어를 밀자니 공을 둘 곳이 없었다. 한 손으로 밀자 휠체어가 회전하기 일쑤였다. 무릎에 공을 두고 두 손으로 휠체어를 밀자 방필규 코치(43)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가로채기 당하기 쉬워 금기시 되는 자세입니다. 안되겠네요. 땅에 있는 공 잡는 것부터 합시다.”
정지 상황의 백미인 자유투에서도 굴욕은 계속됐다. 기자의 손을 떠난 공은 번번이 림에 닿지도 못한 채 바닥으로 떨어졌다. “좀 더 앞으로 나와서 해보세요”라는 배려성 지시가 다섯 번이나 이어졌다. 기자는 자유투가 아닌 골밑슛에 만족해야 했다.
○ 다양하고 현란한 기술들
○ ‘14점 룰’의 철학
하지만 조 씨와 같은 특급선수 몇 명으로 최강 팀이 될 수 없다. 장애등급 합계가 14점을 넘지 못하는 ‘14점 룰’ 때문이다. 조 씨처럼 경증(4.5점) 선수를 투입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중증(1점대)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14점 규칙에는 함께하는 스포츠를 지향하는 휠체어농구의 철학이 담겨 있다. 조승현 씨는 “14란 숫자가 참 오묘하다. 균형과 긴장, 그리고 화합의 의미가 담겨 있다”며 “실제 강팀들은 개인기보다는 스크린 등 협력 플레이가 강하다”고 말했다.
국내 최강의 휠체어농구팀을 꿈꾸는 홀트팀은 20일 국내 유일의 실업팀 서울시청과 대회 우승을 다툰다.
고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